“전제 조건과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 갑질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조건으로 해결한다고...‘비핵화’ 포기한 채 ‘대북제재’만 아작 낼 심산?
  • 李 竹 / 時事論評家

      “조·중 친선 관계를 새로운 전략적 높이로 올려 세우고 조선반도와 지역 전반적 형세를 보다 유리하게 전변시키기 위한 문제들과 관련하여 훌륭하고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었으며 만족한 공동 인식을 이룩했다...”
      북녘의 세습독재자가 뛔국 방문 중 지난 8일 ‘시(習) 따거’ 주최 환영 연회에서 짖어댔다고 한다.
      “전반적 형세를 보다 유리하게 전변...”이라 함은 결국 ‘북녘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반도의 비핵화’ 또는 ‘핵보유’의 길로 계속 가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최근 뛔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도 아무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이미 끝났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결국 북한의 핵 보유라는 새로운 현실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북녘의 핵미사일이 실제적으로는 뛔국의 ‘전략 무기’ 또는 ‘전략적 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걸 보여준 징후... [김 위원장의] 방중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정말 머지않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고위급 협상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남녘 ‘북악(北岳) 산장’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셨다고 한다. 사족(蛇足)이지만, “미-북”이 아니라, 변함없이 “북-미”다.

      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어떤 모습일까? 혹시, 기대와는 다르게...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고 ‘북녘 세습독재자’[이거 너무 긴듯하니 앞으로는 ‘북세자’라고 하자]가 거듭 지껄인다? 그리고 이에 상응하여 양키나라 ‘도’통령은 대북제재 유지를 계속 강조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오매불망하는 ‘남북협력 사업’, 다시 말하면 ‘조공(朝貢)주도 성장’ 또는 북녘의 입장에서는 ‘약탈주도 성장’을 밀도 있게 밀어붙일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지 ‘공단’(空團)이 된지 오래인 ‘개성공업지구’ 재개 작업을 서둘러 착수하려는 듯하다. 그런데...

      그것이 완전히 ‘갑’과 ‘을’의 모양새가 되고 있다. ‘북세자’가 지난 1월 1일 ‘쉰년사’에서 엄청난 선심이나 쓰듯이 이렇게 지껄였다.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완벽한 ‘갑’(甲)의 유세(有勢)다. 이에 대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 남은 과제인 국제 제재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 남녘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이란다. 그리고는...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해봐야 할 것”이라고 멋진(?) 은발(銀髮)의 아낙께서 떠벌렸다고 한다.
      현금[달러]이 가나, 쌀 또는 다른 물품이 가나 결국은 ‘돼지저금통’ 부풀리는 일인데도... 얍삽하게 국제사회에 눈속임을 해보자는 속셈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즈음 북녘에서는 정체불명의 ‘남녘 기업인’ 명의로 된 “개성공단 재개를 바라는” 절절한 충성의 편지를 선전했다고 한다. “대성인이 아니시면 베푸실 수 없는 거룩한 은덕” 운운의 비린내 물씬한 표현까지 동원해서...

      그렇다면 이쯤에서 ‘개성공업지구 재개’에 남과 북 어느 쪽이 더 안달복달인가를 한 번 짚어보자.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똥 씹은 상판대기로 시혜를 베풀 듯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를 주절거리는 쪽인가, 아니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눈속임으로 피해가면서까지 ‘개성공업지구’를 재개해 보겠다는 쪽인가.

      한쪽은 ‘돈’이 궁(窮)하지만 ‘갑’질을 하고, 다른 한쪽은 크게 아쉬울 게 없는데도, 더군다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어겨가며 기어코 ‘을’의 입장 고수를 택하겠다고 한다.

      대북제재는 ‘북녘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조치이다. 바로 이 나라의 ‘국민’과 ‘백성’과 ‘돼지새끼가 놓아 멕인 인민’들 머리 위에 얹혀있는 ‘핵미사일’을 제거하자는 거다.
      거친 논리지만, 지금 ‘개성공업지구’를 재개하겠다는 것은 결국 “머리 위에 핵미사일을 얹고 살자!”는 또 다른 표현이라고 봐도 되지 않겠는가.

      ‘넋 나간 백성’과 ‘인민’들은 ‘개성공업지구 재개’야말로 ‘북녘의 비핵화’를 견인·유도할 수 있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조치라고 우긴단다. 정말로?... 우리 집 강아지도 때로는 웃을 줄 안다.
      글쎄... ‘개성공업지구’를 재개시켜주면, 열흘 안에 핵미사일 100개 정도를 공개적으로 남녘에 실어다 준다는 약속 정도를 받는다면 모를까.

      혹자, 북녘이라면 넋이 반쯤 나가는 얼간이들은 이런 주장도 한단다. ‘인도적’(人道的)이나 ‘민주화’를 입에 달고 다닌다.
      “공업지구에 종업원으로 고용된 북녘 동포들에게 ‘초코파이’도 줄 수 있으니, 남녘 기업인들과 북녘 동포들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니냐?”
      그리도 북녘 동포를 끔찍이 위한다면, ‘개성공업지구’ 재개 이전에 이런 걸 우선 검토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주 52시간 노동’과 ‘최저임금 보장’ 그리고 ‘주휴(週休) 수당 지급’에다가, 무엇보다도 ‘노동조합 결성 의무화’ 등등...

      어느 정치학자는 ‘남북기본합의서’[1991년]가 채택되고 채 2년이 지나지 않아서 이런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사반세기가 지났건만 오늘을 읽는다.

      “남한의 ‘남북 교섭’[교류·협력]을 지속해보려는 조바심과 초조감을 이용하여 북한은 양보를 쟁취한다. 남한 정부는 그 ‘양보’를 ‘우리가 형이니 아량을 베풀자’는 ‘형님론’이라든가, 나그네와 태양과 바람의 이솝이야기 같은 것을 꺼내 그럴듯하게 포장[합리화]한다.
      그러나 북한과 남한의 추종세력은 이를 ‘양보’로 보지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 ‘항복의 길’을 걷는다고 본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