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광 위스콘신대 교수 "정치·이념 논리 유감... 선진국 되기 위한 필수 사업"
  •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사 920동 다인홀에서 '4대강 사업: 선진국으로 가는 절대조건'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사 920동 다인홀에서 '4대강 사업: 선진국으로 가는 절대조건'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다. 과학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논리, 이념적 논리가 더 강했다. 전문가들은 다 추진하자고 했는데, 언론에서는 이상한 말이 나왔다. 세부적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4대강 사업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었다."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대학교 관악사 920동 지하1층 다인홀에서 열린 4대강 관련 특강에서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한 말이다. 박 교수는 서울시 상수도본부 자문위원과 미국 위스콘신주 자원국환경표시법 자문위원을 역임한 '물 환경' 전문가다.

    서울대 트루스포럼(SNU TRUTH FORUM) 주최로 열린 이날 특강은 '4대강 사업: 선진국으로 가는 절대조건'을 주제로 박 교수의 강연으로 꾸며졌다.

    "물 자급률 57%, 수자원이용률 27%…한국, 물 부족 국가"

    박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국가 안보는 군사·보건·식량·에너지·물 안보로 구분되지만, 대한민국의 물 자급률은 57%에 불과하다"며 "절반에 가까운 수자원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는데다 전체 수자원 총량에 대해 실제 이용중인 수자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자원이용률은 이보다 더 낮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수자원이용률은 유럽 75%, 미국 69%에 달하지만, 한국은 27%에 불과하다.

    박 교수는 특히, 홍수 예방 차원에서 4대강 사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늘어나면서 홍수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에서 '복구'보다는 '예방'이 선행되어야 하고, 4대강 사업이 '예방적'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100㎜ 이상 내리는 비의 발생일수가 1970년대 222회에서 1990년대 325회로 증가했고, 홍수 피해액은 지난 30년 사이 10배가량 늘었다"며 "주요 선진국 홍수 피해지수를 살펴보면 영국 0.23, 독일 0.25 등으로 낮은 반면, 한국은 6.8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홍수 예방보다는 피해 복구에 더 많은 비용을 사용하는 국가"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국가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수자원을 이용하고, 충분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기초설비가 필요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증가하고 있는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이 절박했다"며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한 사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첨단의 기술을 활용해 죽어가는 하천의 환경과 생태를 살렸고,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는 다목적 사업이었다"며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하천 중심의 국토 재창조 사업으로, 문화융성정책과 결합되면서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 강도 여름만 되면 녹조 현상이 만연하지만, 그 누구도 보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녹조 현상의 주 원인은 인이 섞인 비료와 생활 폐수 때문"이라고 했다.

    수중보·댐 건설 때문에 수질 악화?…원인은 가뭄

    하구언 완공과 수중보·댐 건설 이후 수질이 악화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다르게 분석했다. 박 교수는 "1976년부터 현재까지 수질 관련 통계를 보면 하구언 완공 시기인 1987년 이후 6년 동안 수질은 변화가 없다가 수질이 일시적으로 악화되지만, 이는 94년부터 지속된 가뭄과 연관이 깊다"며 "2007년 이후 수질은 다시 개선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날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4대강 사업을 평가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OECD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높은 하상을 준설해 물이 잘 흐르게 함으로써 홍수를 조절하고, 보를 막아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물을 확보해 가뭄을 방제하는 등 1석 5조의 효과를 가진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