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남성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 사회 만들어 달라" 여가부 업무보고에서 '양다리' 당부
  •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받는 모습. 오른쪽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받는 모습. 오른쪽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튼튼한 안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우리 사회의 내적 역량"이라며 "특히 여성, 청소년, 다문화 가족, 한부모 가족 등 구조적 차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스스로 대선때부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한 만큼, 내년에도 '여성'을 약자로 인식하고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최근 성차별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 부처부터 조금 더 포용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최근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뚜렷한 반문정서가 형성되자 이를 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 "여가부, 단호한 자세로 많은 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9년도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여성과 남성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다양한 가족형태가 그 자체로 존중받으며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축복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인 사회 환경을 만드는 데 앞으로도 여성가족부가 역할을 다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희롱, 성폭력, 디지털범죄,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은 다른 사람의 인격과 삶을 파괴하는 범죄"라면서 "여가부가 단호한 자세로 관련 법 제도를 개선하고,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많은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가정과 직장, 다중이용시설, 또 사이버 공간에서 폭력과 혐오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일상 속 모든 공간에서 누구나 안전하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현장을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용적 접근 강조… 다양한 구성원과 소통 당부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포용적 접근과 자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약자를 보호하는 여러 이슈에 대해서도 인식의 차이가 크다"며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극단적인 대립이나 혐오 양상으로 표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나와 너, 피해자와 가해자를 단순히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성별, 연령, 계층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노력도 당부를 드린다"고 짚었다.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층에서 반문정서가 형성되는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젠더갈등을 우려한 듯 남성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고, 원론적인 발언으로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얼미터는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30%가 채 안되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60대보다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의미로, 20대 여성이 문재인 정부에 가장 호의적인것과 정면으로 대비되는 대목이다.

    지난 19일 표창원 의원이 이와 관련해 "20대 남성들이 '이러다가 남성은 여성이 말만 하면 범죄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상대적 피해의식을 보이는 것 같다"며 "(병역에 대해서도) 종교적 이유를 포함한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여파와 그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정착되지 않은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