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후보들, '의혹' 나올 때마다 "딸·어머니·배우자 탓" 치졸한 회피
  • ▲ 지난 6월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강경화 당시 외무장관 후보자ⓒ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강경화 당시 외무장관 후보자ⓒ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한 끝에 40%대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지난 7일 한국갤럽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49%만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취임 이후 최저치다.

    취임 초기 70~80%를 기록했고 올해 5월 첫주까지만 해도 83%를 기록했다가 불과 4개월 만에 34%나 떨어진 것이다. 급격한 민심 이반의 이유로 경제·민생문제를 꼽지만, 장관 등 고위 공직자 인사 논란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文 대통령은 병역 기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을 5대 비리로 규정 짓고 이런 비리 행위자들은 고위 공직 임용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성관련 범죄와 음주운전을 추가, 7대 비리 전력이 있을 경우 배제하겠다는 인사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장관들과 고위 공직자들을 보면 이 같은 원칙은 온데간데 없다.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후보자들도 도덕성과 전문성 등 자질 논란에 휩싸여 있어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해명이 상당 부분 납득하기 힘들다는 점이 부정적인 목소리를 증폭시킨다. 

    현직 장관들, 위장전입·논문표절 등에 대해 궁색한 변명 
    현직 장관들 중 강경화 외무장관은 후보 시절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딸 아이의 학교 생활을 위해 그 당시 생각 없이 행한 일”이라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1984년 박사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선 당시에는 표절에 대한 기준이 지금과 달랐다고 해명했다. 또한 배우자의 거제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선 “은퇴 후 실제 거주하며 생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후보 시절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에 “배우자의 병 치료를 위해 이사한 것이고 실제로 거주했다”고 해명했다.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선 “학술지가 아닌 곳에 기고를 하다보니 각주 처리나 참고 문헌을 병기하는 데 소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들의 군 복무 때 보직 변경과 휴가에 있어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에 대해선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총선 출마를 위해 처남 집에 들어가 살았던 것”이라 해명, 위장전입은 아니라고 했고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선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표절이라는 지적이지만 참고 서적을 적시해 고의성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논문이 취소되지는 않았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경우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논문을 표절한 적은 없고 생애 첫 논문이다 보니 여러 가지 실수가 있었다”는 다소 궁색한 해명을 했다.   


  • ▲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덕성과 자질 논란은 최근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 "어머니가 하신 일이라 몰라" 황당한 해명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8차례나 위장전입을 한 것에 대해 11일 인사청문회에서 “주소지 이전은 어머니가 하신 일이라 정확한 상황은 알지 못했다”는 해명을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성공회 신부 사택에 위장전입한 의혹에 대해 “딸의 보육상 불가피 했고 진학이나 부동산투기의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해명을 했다.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의 경우 2002년에 제출한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데 “논문 작성시 엄격한 인용 근거를 명시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해명해 표절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상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또한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는데 “지인의 집에 실제로 잠깐 살았던 것”이라며 부인을 했고 비상장주식으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부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는 19일, 이들 두 명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정경두 국방장관 인사청문회는 오는 1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