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극’의 막은 다시 또 이렇게 오르고...“북한의 요구를 거부할 결의를 가질 수 있나?”
  • 李 竹 / 時事論評家

      = 정 실장에 따르면, 김정은은 “[조선반도]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 여러 차례 분명하게 천명했다”며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선제적 비핵화 조치’란 지난 5월 일부 외신 기자를 초청해 실시한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6·12 미·북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평북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가리킨다... =
      여기서 ‘비핵화’(非核化)는 손아귀에 쥔 핵무기를 내려놓는다는 의미다. 며칠 전 북녘에 다녀온 ‘특별사절단’이 전한 말씀이란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했다는 아무런 징후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했었다.... 미 NBC 방송도 10일 미 전·현직 고위 관료 3명을 인용해 “미 정보 기관은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5~8개의 핵무기를 생산했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이 내놓은 “북한은 올해 5~9개의 새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
      북녘의 핵무기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보도다. 이외에도 ‘肥[살찔 비]核化’를 증거하는 여러 보도가 돌아다닌다.

      이래저래 조선말로는 ‘비핵화’라고 쓰고, 말한다. ‘비핵화’가 그런 뜻이라면, 그리고 이런 추세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하겠다”는 말씀은 여러모로 믿을 만한 게 된다. 분명 그 세습독재자가 양키나라 말이나 뛔국어로 짖어댔을리는 만무할 테니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였다... 이 편지의 주요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또 한 번 회담하기를 요청하는 것... 우리는 [정상회담에] 열려 있고 이미 조율 중...”
      그 ‘정상회담’이란 게 국내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려있다는 양키나라 ‘도’통령의 국면전환용으로 쓰이던 말 던, 태평양을 건너온 이 소식은 ‘거간꾼’의 입장에서는 그야 말로 ‘순풍에 돛을 단’ 격이다. 그래서 그런지...

      ‘북악(北岳) 산장’과 그 주변은 무척 고무된 듯하다. 인천상륙작전이 있은 날로부터 68년 4일째 되는 9월 18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열린다는 3차 ‘수뇌회담’에 앞서 자신만만하다. 비록 ‘복비’ 받기는 애저녁에 아예 포기했지만, “앗싸! 드디어 거간꾼이 간다!” 그리고...

      남의 집을 방문하는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법. 통 큰 선물도 준비했단다.
      = 정부가 1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4·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의결하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추계서를 첨부해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판문점 선언 합의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2019년 한 해에 4712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채택한 지 138일 만이다... =

      이렇듯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건만 ‘국개’가, 특히 ‘들[野]개’들이 아우성이다.

      “수십조로 불어날 경제 협력 예산을 감추려 1년 예산만 넣고 어물쩍 비준 동의를 받으려는 것”, 즉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이른바 ‘비준’(批准)이란 걸 거부할 기세다. 더군다나 ‘혁명의 수도’에 같이들 가자고하는데도 꼬장을 부린다.

      ‘국개’의 우두머리는 왜 그런지 삐져서 안가겠다고 한단다. 처지를 잘 아실만한 분이 그러니 섭섭하긴 할 듯도 하다. 하지만 그 분의 입장은 충분히 고려해 주기로 했나 보다. 그래도 이 나라 ‘국개’의 우두머리인데, “동작 그만! 차렷! 위원장님께 경례!” 대열에 함께 넣기는 아무래도 거시기하지.
     
      ‘들[野]개’들의 두목들에게는 정중히 다시 한 번 동행(同行)할 것을 권하고 있단다. 국민들의 눈도 있으니까.

      =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강력한 국제적인 지지와 함께 국내에서도 초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처럼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두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이와 함께, ‘북악(北岳) 산장’ 집사장에게 지시하여 한 번 더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와달라!”고 넌지시 권하고 있단다. 겉으로는 그 ‘들[野]개’들이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 없음”이나 “예의” 또는 “모냥새” 운운 하지만, 혹여 속마음이야 평양 기생의 분(粉)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지 않겠느냐는 판단 때문은 아닌지.
      또한 몇몇 ‘국개’를 포함하여, 북녘에 있을 ‘이산가족’(異産家族)을 이참에 만나러 따라가고 싶은 분들도 여럿 있지 않을까 하고 지켜보는 국민들도 꽤 되는 것 같다.
      “정세균 전(前)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의장 특사단을 구성해서 이번 대통령 방북에 동행하겠다는 절충안이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개 인터넷 신문 구석에 박힌 기사 쪼가리로는 정확한 판단이 안서지만...

      아무튼 얼마간 주춤했던 ‘비핵화 사기극(詐欺劇)’은 이렇게 다시 막이 올라가고 있다. ‘핵’(核)은 빠지고, 그 무슨 ‘비준’과 ‘동행’으로 시끌벅적해진 가운데... 이번에는 어떤 구성과 스토리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단, 역시 결과는 ‘말’뿐일 건 거의 확정적이지만.

      북녘의 핵미사일을 머리에 얹은 채 살아가고 있는 이 나라 국민들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무심한 듯 태평하게, 그러나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안고서...

      “...미국의 포용정책이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때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며, 그때부터 새로운 주기를 그리며 북한과의 협상이 재개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북한은 틀림없이 대화에 참여하는 대가로 뭔가 새로운 것을 요구할 것이다. 다만 알 수 없는 것은 과연 서방세계가 북한정권의 요구를 거부할 결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양키나라 아무개가 썼다는 ‘북한의 협상전략’은 이렇게 마무리 된다.
      물론 그 ‘서방세계’에는 이 나라도 포함이 될 거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