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대피시설·대드론 체계 구축…도시 안보 체계 고도화민방위 대피소 내 생존물자 비축…시민 체험형 교육 확대도시 방호 전담 미래안보대응팀 신설…"핵심은 시민 보호"吳 "스스로 지킬 힘 필요…서울형 방호대책 추진 중"
-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2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통합방위회의'에 참석해 특수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모(여·30)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생존배낭을 준비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전쟁 뉴스가 바다 건너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서다. 신씨는 "지난 몇 년간 미사일·드론이 수도 한복판을 공격했다는 보도를 자주 접했다"며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만큼 서울도 안심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신씨의 말처럼 서울의 안보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도심을 중심으로 타격하는 국제 전쟁 양상에 더해 북한의 위협은 해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피소 관리에만 머무르던 서울시의 역할이 적극적인 시민 보호로 확대된 이유다. 시민 교육·대피 체계 구축은 물론 '핵 벙커'와 대드론 체계를 마련해 도시 안보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서울시가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내세운 '서울형 안보'의 핵심은 자체적인 방호 시스템 마련에 있다. 앞서 연임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26일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며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끊임없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정말 현실적이고 전향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일대에서 열린 '서울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北 핵·화생방·드론 공격 대응책 마련…시민 보호에 초점최근 전쟁은 군사시설만 노리던 공격 방식을 벗어나 공항·항만 등 주요 인프라와 인구 밀집 지역을 집중 타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급속도로 고도화된 북한의 핵 위협 역시 '서울형 안보' 마련의 배경이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 안보의 핵심은 시민 보호"라며 "민·관·군·경 협력을 통해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대비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서울시는 지난해 송파구 가락동 공공주택 지하에 핵·화생방 대피 시설 조성을 시작했다. 시설 규모는 연면적 2147㎡로 최대 102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오는 2029년 준공이 목표다. 관내 민방위 대피소와 달리 핵 방호 능력을 갖춘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사시 14일간 생존 가능한 설비도 마련할 계획이다.이와 같은 흐름으로 북핵 대응 주민 보호 기본 계획도 구체화했다. 여기에는 ▲5단계 대응 개념(위협 고조·공격 임박·미사일 공격·핵폭발 후 초기 대응·긴급 구조) ▲실무 기구 13곳 편성 ▲본부 기능 상실 대비 예비 본부 운영 ▲현장 대응 인원 개인 보호 장비 확보 방안 등 내용이 담겨 있다.도심 상공 위협에 대비한 대드론 체계 구축 또한 추진 중이다. 수도방위사령부와 협력해 드론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민방공 경보 자동 전파 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보 요청부터 전달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1~3분에서 20초 수준으로 단축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여의도 권역 시범 사업을 통해서는 국가중요시설 보호를 위한 탐지·식별·무력화 시스템을 검증할 계획이다. -
- ▲ 민방위 비상용품함. ⓒ서울시
◆ 단순 지하 공간에서 '생존 시설'로…비상 물자 구비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운영 중인 관내 민방위 대피 시설은 총 2912곳이다. 수용 가능 인원은 2980만7190명으로, 2023년까지만 해도 단순한 지하 공간에 불과했다. 1970년 건축법 개정에 따라 지하층 설치가 의무화된 이후 도시화·주택난이 겹치며 창고·주거 등 공간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이에 서울시는 2024년부터 비상용품함 3573개와 병물 아리수 34만3800병 등을 대피소에 비치해 왔다. 비상용품함에는 라디오·랜턴·응급처치세트·은박담요 등 기본 생존물자가 갖춰져 있다. 건축물 지하에 위치한 '말뿐인 대피소'가 아니라 실제 비상시 활용 가능한 시설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민방위 대피 시설 내 비상 물자 비축은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최초다. -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4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을지연습 연계 화생방 상황 훈련'에서 방독면 착용 훈련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행정 중심 넘어 시민 참여…일상 속 교육 방점서울시는 시민 참여형 안보 체계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도시 안보가 군이나 행정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대피소 위치는 공식 카카오톡 채널과 미디어보드, 교육청 e알리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 손목닥터9988에서 '우리 동네 민방위 대피소 찾기'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서울시 비상 가방과 동별 안내 지도, 비상시 행동 요령 책자 또한 함께 보급 중이다.다음 달 을지연습 기간 서울시청 지하 1층 서울갤러리에서는 전시·교육·체험형 훈련이 열린다. 이 훈련은 ▲미래전 위협 전시 ▲위협 유형별 행동 요령 교육 ▲민방위 대피소 찾기 ▲심폐소생술 ▲방독면 착용 ▲생존배낭 구성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장기적으로는 기부채납 공공시설을 활용해 권역별 비상안전체험센터 1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5차 서울시 안보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도시 안보 전담 조직 신설…서울형 안보, 시정 한 축으로서울시의 도시 안보 전략에 따라 이달 1일 비상기획관 내 민방위담당실에는 '미래안보대응팀'이 새로 꾸려졌다. 대드론 체계와 핵·화생방 대피 시설 구축 등 핵심 방호 과제를 통합 관리하고 대응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체적인 대응책 없이도 도시 안보 유지가 가능했지만, 이제 군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오 시장도 지난해 2월 안보포럼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자강(自强)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국제사회와 동맹도 중요하지만, 결국 스스로 지킬 힘이 없으면 지속적인 안보를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국가적 안보 이슈에 대한 '서울형 방호 대책'을 과제화해 추진하고 있다"며 "강한 대한민국만이 평화를 지킬 수 있다. 그 중심에서 서울시가 역할을 다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