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5명 이상 사퇴하면 정청래 지도부’ 해산"정청래, 의원 지지 못 받아 … 지금도 리더십 흔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일부가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잇따라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9명 중 과반인 5명 이상이 사퇴하면 '정청래 지도부'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실상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 중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김병주·전현희·한준호 등 3명이다. 김병주·한준호 최고위원은 경기지사, 전현희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선거 6개월 전인 12월 3일까지 최고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빠르면 이번 주 내에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전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나와 "사퇴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 마지막 고심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이언주·서삼석·황명선 최고위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최고위원 역시 경기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가능성은 낮지만 황 최고위원은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서 최고위원은 명확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꼽힌다. 사실상 평당원 출신의 박지원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인 셈이다.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로 생긴 공석은 내년 1월 보궐선거로 채워질 전망이다. 문정복 조직사무부총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A 위원장 통화되었구요 최고위원 추천하면 하겠답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려 보궐선거 사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고위원 5명 이상이 사퇴할 경우다. 이렇게 되면 정청래 지도부는 해산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특히 정정래 대표가 당대표 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 지도부가 와해되면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 대표가 '대의원과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밀어붙였던 이유도 대표직 연임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 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1인 1표제 당헌 개정에 대한 최종 결정을 일주일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언주 최고위원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 면전에 "민주당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운영해 온 중요한 제도를 충분한 시기 과정 없이 단 며칠 만에 밀어붙이기 식으로 폐지하는 게 맞느냐"며 "왜 대통령 순방 중에 이렇게 이의가 많은 안건을 밀어붙이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최고위원은 발언을 마친 뒤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났다.  

    정 대표는 최근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설에 휩싸이고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내는 등 잡음을 일으키며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층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유튜버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의 게시판을 두고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원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이재명 갤러리'에는 정 대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비대위 체제 전환을 주장하는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정청래의 길은 두 개밖에 없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원들에게 사죄하고 책임지고 당 대표 사퇴하느냐, 아니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서 쫒겨나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비대위로 갈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의원 다수로부터 지지를 못 받고 있는 정 대표가 불안한 상황인 건 맞다. 1인 1표제는 너무 서둘렀다. 정 대표의 리더십은 지금도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YTN 라디오에 나와 "비대위 체제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당의 구조상 집단 사태가 최고위 와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