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수출 허용 논의 시작 … 허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
  • ▲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용 GPU 'H200'의 중국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기술 갈등 완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H200의 대(對)중국 수출 승인 여부를 논의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논의가 실제 허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H200은 2023년 출시된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 제품으로, 미국이 중국 판매를 허용한 저사양 'H20'보다 성능이 뛰어난 반면, 최신 블랙웰(Blackwell) 기반 'B200'보다는 한 단계 아래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중국용으로 준비 중이던 B30에 대한 언급은 이번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중국과 거래하도록 하겠지만, 최첨단 칩 판매는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블랙웰 칩이 더는 최첨단이 아닐 시점(1~2년 후)에야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 수출을 허용하는 등 지역별 차등 전략을 보이는 중이다.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은 올해 들어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H20의 대중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가 약 3개월 만에 제한적 허용으로 돌아섰다. 그 사이 중국 정부는 안보 문제를 이유로 엔비디아 칩 구매를 사실상 중단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현재 '제로' 상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9일 실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판매 전망은 '제로'이지만, 양국 정부를 설득해 시장 진입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최첨단 AI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 통제 규제를 도입했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블룸버그 보도 직후 급등해,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50분 이후 2% 넘게 뛰며 장중 184.56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장 마감이 다가오면서 수출 허용 불투명성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해 전거래일 대비 0.97%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