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렘린 "푸틴-트럼프, 지나친 회담 지연은 피하자는 공감대 형성"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너무 오래 연기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밝혔다.

타스·리아노보스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지연 없이 만나는 게 좋겠다는 이해가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게 실질적 의미가 없다고 먼저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그 입장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대통령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하기로 합의했다가 개최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가 제안된 적은 없다"면서 이를 '취소'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했다. 적절치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24일에도 "우선, 누구도 정상회담의 정확한 날짜를 제안하지 않았고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며 "따라서 구체적인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중단하는 건 매우 복잡한 문제였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언을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통령들은 단순한 만남을 위한 만남을 할 수 없고,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데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두 대통령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기반 작업을 지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작업을 충분히 수행해야 하며 모든 사람이 러시아와 미국간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분쟁처럼 근본 원인이 매우 복잡한 갈등은 하룻밤 새 해결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평화적 해결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없음을 당연히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첨예한 위기들을 해결하려는 진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며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세 가지 버전의 제재안을 마련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중 '중간 수준'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 석유 대기업 루코일과 로스네프트에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해서는 "비우호적인 조치다. 이는 우리 관계 회복 전망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우린 우리의 이익을 향해 가야 한다. 우리의 이익은 미국을 비롯해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헝가리 유튜브 채널 '울트라항' 인터뷰에서 20일 루비오 장관과 전화하며 알래스카 정상회담 후속조치에 대해 대화했지만, 새로운 만남에 대해서는 서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다페스트 정상회담이 조만간 개최될지에 대해 회담은 미국이 제안했고 러시아는 초대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모든 것은 제안자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쟁 협상조건에 현재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영토 문제에 관한 유연성이 포함되냐는 질문에는 "언급된 영토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라고 답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요한 것은 영토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라면서 해당 영토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러시아 편입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22년 주민투표를 거쳐 돈바스 등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으나,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