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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일본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젊은 시절 자신의 오토바이에 앉아 찍은 사진. ⓒ다카이치 사나에 홈페이지
1995년 자민당 창당 7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재로 4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상은 15일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된다.
다카이치는 1961년 오사카부에서 태어나 나라현에서 자랐다. 일본의 유력 정치인들이 대부분 집단의 대를 잇는 이른바 '세습 정치인'이지만, 그는 평범한 샐러리맨 집안 출신(회사원 아버지, 경찰관 어머니)으로 자신의 힘으로 일본 제1 정치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고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파나소닉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설립한 일본 정치의 요람 마쓰시타정경숙에 들어갔다. 마쓰시타 회장은 중의원 첫 도전을 앞둔 시점, 다카이치 총재에게 "한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 경영의 이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 입문 전인 1987년에는 미국에서 대일 강경파 하원의원 패트리샤 슈뢰더의 사무실에서 일했다. 당시는 미국과 일본의 무역 전쟁이 고조되던 때인데, 미국의 강경 정치인이 그의 정책 색깔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국 아나운서와 정치평론가 활동을 하던 다카이치는 1992년 자민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쓴 맛을 봤지만, 1993년 중의원(상원) 선거때 무소속으로 다시 도전해 곧바로 당선했다. 1996년 자민당으로 옮겨 나라현에서 10선을 했다.
그의 사생활 역시 선이 굵었다. 다카이치의 어머니는 어린 그에게 "빨간 장미처럼 되라"고 한 것으로 알려진다. 화려함 속에서도 가시처럼 불의에 맞서라는 얘기다. 오토바이를 즐겨 타고, 대학 시절 헤비메탈 밴드에 속해 드럼 연주도 하기도. 야구를 좋아하는데, 일본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스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품이 드러나 듯, 그가 정치인이 된 이후 가장 동경하는 인물은 영국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다. 대처 전 총리의 자서전을 읽으며 자신의 정책과 정치 노선을 설정하는데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