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접경지 훈련, 우리만 중지할 수 없다""주한미군 철수·축소의 'ㅊ'자도 안 나와"
  •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현역 군인 35만 명, 아웃소싱 인력 15만 명으로 군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병력 절벽에 따른 현역병 감축이 불가피하지만, 민간 등 아웃소싱을 통해 현재의 50만 대군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안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50만 명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투병 위주 현역 군인은 35만 명을 유지하고, 경계인력 등 비전투 분야는 전부 아웃소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도 비전투 분야는 모두 민간에 아웃소싱하고 있다면서, 국군도 군무원과 상비예비군 등 15만 명에게 주로 비전투 분야를 맡겨 병력 자원 감소에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수천 명 수준인 상비예비군 수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군 병력은 2002년 69만 명을 기록한 이후 2017년까지 60만 명 이상을 유지했으나, 2018년 57만 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올해 8월 기준 45만 명 수준이다. 국방부는 저출산에 따른 병력 자원 감소와 복무기간 단축 영향으로 2040년에는 국군 병력이 35만 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안 장관은 이런 추세를 고려해 경계 인력을 비롯해 수송과 군수 등 비전투 분야를 적극적으로 아웃소싱해 국군의 전투력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그는 고가의 무기체계를 다루는 기술군은 4만여 명을 유지하고, 주로 부사관인 기술군의 급여를 대폭 상향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안 장관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 한미 연합 연습 및 훈련의 중단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정부 부처 간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군인은 기본적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중지하면 모르는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남북 접경지 군사훈련 중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최근 실시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병대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내가 승인했다"며 "(군사합의 복원은) 서로 밀당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멈추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는 잠정 중지된 상태이지 파기된 것은 아니다"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군사 합의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을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철수 혹은 축소 우려에 대해 "철수나 축소의 'ㅊ'자도 나오지 않는다. 한미 간에 논의한 바 없다"면서 현재 한미 관계와 역내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기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다양한 대미 협의 계기에 한반도 평화·안정에 있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 강조해왔고, 미 측도 이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한미 간 합의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체계적·안정적·능동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한미 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이뤄지는 전작권 전환 절차와 관련해 "FOC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FOC 검증을 완료하기 위한 능력을 조속히 갖추는 데 한미가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을 위해 한국군 능력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방비를 8%대로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