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에게 "혐의자 빼라" 지시한 혐의특검, 오후 동부구치소서 김용현 전 장관 조사
  • ▲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오전 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오전 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에 출석했다.

    유 전 법무관리관은 이날 오전 9시 33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관리관은 조사에 앞서 '2023년 7월 31일 국방부 긴급 현안 회의에서 혐의자 축소 지시를 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유 전 관리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혐의자를 한정해 이첩하라고 말한 것이 맞느냐', '기록 회수가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대령에게 수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8월 2일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기록을 국방부가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2023년 8월 11일부터 기록 재검토에 착수해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대대장 2명만을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찰에 재이첩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유 전 관리관을 상대로 2023년 당시 유 전 관리관과 대통령실, 국방부와 군검찰 사이 어떤 연락과 지시가 오갔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유 전 관리관은 2024년 4월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두 차례 소환돼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순직해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박상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도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여단장은 2023년 7월 사고 당일 수중 수색과 관련해 현장 상황을 보고 받았던 인물이다.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통로로 지목된 단체대화방 '멋쟁해병'에 들어가 있던 송호종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구명 로비 의혹은 김건희 여사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멋쟁해병 대화방 멤버들과 모의해 채 상병의 부대장이던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도록 김 여사를 통해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