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허위, 명예훼손으로 전용기 탑승 배제"백악관 출입기자협회 "취재 제한, 수정헌법 1조 위배"'미국만' 표기 따르지 않은 AP통신 취재 제한 이어 또 언론 보복
  • ▲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721 AP/뉴시스. ⓒ뉴시스
    ▲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721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공동취재단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5일부터 29일까지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방문 기자단 풀에서 WSJ이 제외됐다고 밝혔다.

    WSJ의 백악관 출입기자 타리니 파르티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코틀랜드 턴베리와 애버딘에 있는 골프장을 방문하는 4일간의 여행 중 마지막 2일간 취재 예정이었다.

    WSJ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범죄자로 수감 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2003년 성적 암시가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의 존재를 부인했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편지를 보도한 WSJ의 기자와 회사, 사주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달러 소송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로부터 풀 기자단 구성에 대한 통제권도 가져갔다.

    AP통신은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표기를 바꾸라는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백악관 취재 풀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후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백악관에 "AP 기자들의 풀 기자단 자격을 복원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백악관은 AP 기자의 백악관 취재를 허용하는 대신 기존의 풀 기자단 규정을 개정해 통신사 전용 좌석을 폐지했다.

    레빗 대변인은 WSJ이 앞으로 백악관 취재나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기자단 풀에서 포함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레빗 대변인은 "항소법원이 확인한 바와 같이 WSJ이나 다른 어떤 언론사도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전용기 그리고 그의 개인 작업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할 수 있는 특별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WSJ의 허위사실과 명예훼손 행위로 WSJ은 동행탑승 취재 13개 언론사 중 하나가 될 수 없다"면서 "전세계 모든 언론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고 싶어 하며 백악관은 가능한 한 많은 의견을 포함하기 위해 상당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WHCA 회장으로 취임한 웨이자 장 CBS뉴스 기자는 이러한 움직임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웨이자 장 기자는 "백악관이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는 보도를 하는 언론사를 처벌하려는 이번 시도는 매우 우려스럽고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도 내용을 근거로 언론사에 대한 정부의 보복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적인 언론을 중시하는 모든 사람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WHCA는 신속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행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언론자유재단(Freedom of the Press Foundation) 역시 "위헌적일 뿐만 아니라 속 좁고 복수심에 찬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