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19회 DIMF 창작지원작 '셰익스피스' 공연 사진.ⓒ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 제19회 DIMF 창작지원작 '셰익스피스' 공연 사진.ⓒ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딤프)이 올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내년 20주년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6월 20일 개막한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지난 7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DIMF 어워즈'를 끝으로 18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어워즈는 지난 1년간 대구에서 공연된 뮤지컬과 DIMF 기간 선보인 참가작을 망라해 시상했다.

    올해 축제는 한국을 포함해 헝가리·프랑스·일본·대만·중국 등 6개국이 참여했다. △공식초청작 8편 △창작지원작 5편 △특별공연 3편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8편 등 26개 작품(리딩공연 제외)이 106회에 걸쳐 관객과 만났다. 총 5만2664석 규모의 공연 좌석 중 3만3867명이 관람해 64.31%의 객석 점유율을 달성했다.

    전기공학의 혁신가 니콜라 테슬라의 삶을 다룬 헝가리 뮤지컬 '테슬라', 국내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일본에서 처음 무대화된 '미생', 페이크 다큐 형식을 취한 프랑스의 '콩트르-탕' 등은 기술적 완성도와 예술적 해석이 뛰어나 주목을 받았다. 축제 기간 중 영화 '어쩌면 해피엔딩'의 무료 상영회는 DIMF만의 기획력을 입증했다.
  • ▲ 제19회 DIMF 공식초청작 '애프터 라이프' 공연 사진.ⓒ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 제19회 DIMF 공식초청작 '애프터 라이프' 공연 사진.ⓒ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DIMF가 자체 제작한 '애프터 라이프'는 해외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2023년 초연·2024년 재연된 '애프터 라이프'는 '사후세계 안의 사후세계'를 다룬다. 일본·중국·말레이시아 공연 관계자들이 직접 대구를 찾아 관람했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DIMF는 이 작품을 통해 지속 가능한 창작 시스템과 레퍼토리 구축, K-뮤지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축제는 예년과 달리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대만), '판다'(중국), '요술이불', '천년의 불꽃 김유신', '뚜비와 달빛 기사단' 등 다채로운 가족뮤지컬이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상을 받은 '요술이불'은 판타지적 상상력을 따뜻하게 풀어내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화합의 무대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 투어 책임자이자 C뮤지컬의 대표인 장심자(38)는 "2015년 '넌 리딩 클럽(Non Reading Club)'으로 DIMF에 처음 참여했다. 올해는 후배들이 만든 서커스 뮤지컬을 가지고 다시 올 수 있어서 더욱 뜻깊다. 전 세계에서 온 작품들이 대구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DIMF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15:1의 경쟁률을 뚫고 'DIMF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처음 선보인 '시디스: 잊혀질 권리', '갱디', '셰익스피스', '히든러브', '요술이불' 5편은 흥미로운 소재와 참신한 이야기,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에 평균 예매율은 작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하며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어워즈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은 '셰익스피스'의 박신혜 총괄 프로듀서는 "2023년 학교 공연을 했고, 작년에 시범 쇼케이스를 가졌다. DIMF의 후원이 없었다면 본공연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 해 공연화 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수백 편의 뮤지컬 중 '셰익스피스'가 서랍 속에 잠들어 있을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을 꺼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 ▲ 윌 애런슨 작곡가와 박천휴 작가.ⓒCJ ENM
    ▲ 윌 애런슨 작곡가와 박천휴 작가.ⓒCJ ENM
    'DIMF 창작지원사업'은 대본과 음악만을 통해 무대화를 지원하는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추진했다. 선정작은 제작비, 공연 기본 대관료, 온·오프라인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을 제공한다. 본 사업을 통해 18회까지 '시지프스', '민들레 피리', '왕자대전',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 '브람스', '프리다', '유앤잇(YOU & IT)', '블루레인', '더 픽션', '스페셜 레터' 등 82편의 신작을 소개했다.

    토니상 6관왕을 수상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곡가 윌 애런슨과 박천휴 작가가 브로드웨이에서 결실을 맺기까지는 DIMF의 역할도 컸다. 애런슨은 2008년 딤프 창작지원작 '마이 스케어리 걸'의 작곡가로 데뷔했다. 애런슨과 박천휴는 2010년 발굴한 '번지점프를 하다'의 2012년 서울 공연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으며, 이후 두 사람의 협업은 '어쩌면 해피엔딩',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로 이어졌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19년간 쌓아온 DIMF의 저력이 빛난 해였다. 국내외 초청작과 창작지원작, 대학생 경연 등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한국 뮤지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 DIMF 창작 지원에 참여했던 아티스트가 토니상을 받는 등 19년의 역사가 빚어낸 성과로 기릴 만하다"고 전했다.

    배성혁 DIMF 위원장은 "올해 질적인 성장을 이루며 보다 대중적인 작품들이 많이 소개됐다. 어워즈 역시 수상자들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19회를 따뜻하고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년 20주년에는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객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