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한 달 앞두고 '윤희숙 혁신위' 급출범 … "절박한 상황"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인적 쇄신 돌입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이 '쌍권'(권영세·권성동)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던 것과는 달리 혁신의 주체는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인에게 칼을 휘두를 권한은 우리 당원 어떤 개인에게도 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주체는 당원"이라며 "제가 할 일은 당원들이 혁신 권한을 어떻게 쓸 건지 그걸 쓸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화두가 된 '인적 쇄신'에 대해 우회적으로 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에 지난 대선 국면 후보 교체 논란을 야기한 당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거절됐다며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 위원장은 '전권을 약속받았느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저와 지도부 모두 지금 대단히 절박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제가 생각하는 혁신 방향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어야 하고, 그 정도 혁신안을 제안했을 때 지도부가 수용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도부가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은 쓰러지는 수밖에 없다. 이미 쓰러져있어 일어나지 못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나 지도부나 '권한을 줬네 안줬네'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은 국민의힘에 정당의 문을 닫으라고 이야기한다"며 "그 눈높이에 맞추려면 당을 다시 닫고 여는 수준의 혁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안 의원이 언급했던 '대선 백서'와 관련 "지금 시간이 워낙에 적고, 전당대회 선관위원회가 이미 뜬 상황"이라며 "혁신위가 해야 할 일과 지도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구획이 필요하다. 혁신위·지도부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윤 위원장을 필두로 구성된 혁신위는 당분간 6인 체제로 운영된다.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전당대회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최형두 의원, 호준석 대변인, 이재성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배지환 수원시의회 의원 등 5명을 혁신위원으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