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불참한 野, 규탄대회 열고 "與 독식""巨與 입법 폭주 시작 … '악법 쓰나미' 온다"
  • ▲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법제사법위원장 등 여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와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법제사법위원장 등 여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와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규탄대회를 열었다. 나경원 의원은 철야 농성까지 예고하며 민주당의 단독 처리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이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법제사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선출 표결 강행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네 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관례에 따라 법사위원장을 넘겨달라고 요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거대야당 시절의 독주, 폭주, 횡포 이러한 입장에서 단 한 발짝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소통과 대화, 협치를 복원하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이 말은 전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며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독식하려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 의장임을 오늘도 입증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또 상법개정안, 앙곡관리법, 노란봉투법, 지방교육 재정 교부금법, 인공지능(AI) 교과서 관련 초중등교육법 등 윤석열 정부 거부권 행사 법안 등 40건의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협치를 무너뜨린 것은 바로 민주당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정권 출범 한 달 만에 정치가 무너지고, 협치가 무너진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거대여당의 입법 폭주가 드디어 시작됐다. 이재명 정권은 법사위원장직으로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부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중단시키고, 야당과 보수진영을 특검으로 단죄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상법개정안, 앙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방송장악 4법 등을 '악법'으로 규정했다. 

    그는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다음 주까지 모조리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지금까지 재의요구권과 107석으로 틀어막아 온 온갖 악법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라고 개탄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국회 본청 로텐더홀 본회의장 앞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철회를 촉구하는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나 의원은 "의회 민주주의를 이렇게 파괴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은 그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며 "총리지명 철회와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식 의원은 "지난 헌정사상 역사를 봐도 항상 제1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줬다. 일방통행식으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이 잘못한 점도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개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 독주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본회의 개의 직전인 오후 1시50분엔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약 40분간 대화를 마치고 나온 송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선출에 관한 건을 최소 일주일이라도 연기해달라고 건의드렸다"며 "(우원식) 국회의장께서는 '충분한 시간을 줬다', '오늘 처리해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국회의장께서는 여야 간 협상을 해보라고 좋은 말을 해 명분을 쌓고 민주당이 제기하는 대로 안건을 처리할 개연성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면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협치하겠다고 한 것은 전부 다 말뿐이고 실천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