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기조국, 5월 10일 회의록 등 자료 제출 '난색'"韓, 약 1억 원 납부 … 당 예산 지원 사실 아냐"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문수 캠프)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문수 캠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대선후보 교체 사태' 당시 상황을 담은 회의록 등 자료 확보에 실패했다. 당 기획조정국이 회의록 제출에 난색을 표명하자 감사도 난관에 부딪혔다.

    유일준 당무감사위원장은 27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감사 중간 진행 상황 브리핑을 열고 "(자료를) 기획조정국에서 비대위원장, 원내대표 쪽 허락을 받고 제출한다는 데 답이 없어 어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해 오늘 오전 10시 전까지 조치해 달라고 했지만 제출이 안 됐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김 위원장, 당시 이양수 사무총장, 김상훈 정책위의장, 최형두·임이자·최보윤 비대위원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사 대상자 중) '회의록을 작성한 걸 봤는데 그걸 보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이 다수"라고 했다. 

    이어 "저희가 궁금한 건 그날 새벽 있었던 비대위 논의 사항인데 참석자들의 기억이 달라서 그때 작성된 회의록을 지난주에 기획조정국에 요청했다"면서도 "난색을 표명해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 위원장은 당헌·당규상 당무감사위원회가 자료 요구 등 협조를 요청할 권한이 있다며 거부하면 징계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자료를 받아 확인한 다음 내용을 숙지하고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을 면담해 조사를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회의록이 있어야 진상 확인을 완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당시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 면담 계획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의향을 물었는데 본인이 아니고 근처 분이 당무감사에 부정적인 것 같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한 전 총리는 실무진과 접촉이 있었는데 상황을 봐야 한다"고 전했다. 

    당무감사위는 감사 결과 지난 대선 당시 한 전 총리에게 당 차원에서 지원한 예산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한덕수 후보를 위해서 당 예산이 지출됐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 후보의 이름으로 선거 운동복이 사전 제작됐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시 단일화 이야기가 있었고 한덕수와 김문수 후보 중 누가 될지 몰라 스튜디오를 예약한 사실은 있다. 하지만 비용은 한덕수 측이 지출한 거고 당의 예산은 지출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위원장은 또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관련 비용은 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되기에 누가 시킨다고 불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그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가 다른 경선후보와 달리 기탁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한 후보는 기탁금 1억 원과 당헌·당규에 명시된 직책 당비로 3개월 치 900만 원, 총 1억900만 원을 납부한 것을 확인했다"고 정정했다. 

    당무감사위는 한 전 총리가 지난 5월 10일 새벽 국민의힘에 입당한 게 맞느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유 위원장은 "5월 10일 오전 3시 9분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 서류가 제출됐다"며 "장소는 당사가 아닌 국회 본관 288호실에서 기조국 직원에게 접수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당무감사는 김 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안의 일환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를 비롯한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지난달 9일 출석 의원 64명 중 60명에게 김문수 전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 간의 단일화 동의를 얻은 후 이튿날 자정쯤 비대위회의에서 김 전 후보의 후보직을 박탈했다. 이어 10일 새벽 3시부터 1시간 동안 한 전 총리의 등록만 받아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