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선언 … 잘못된 추경 동의 못해""나라 곳간 사유화 … 국가채무 1300조 넘을 듯"
  •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등 현금성 사업이 많은 것은 이 대통령의 '당선 축하금'과 다를 바 없다고 직격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이 대통령의 추경 시정연설에 대해 "11조 원가량의 많은 돈이 왜 소비쿠폰 같은 곳에 집중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6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려면 언제 긴축 재정을 할지도 같이 말했으면 추경을 더 진정성 있게 같이 논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찾아 "경제 위기에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30조5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소비가 당장 갈증의 목을 축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랏돈을 운영하는 데에는 신사업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와 정말 어려운 분들이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지속 가능한 성장, 재정 측면에서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훈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추경 필요성은 인정하나 '정치용 추경' '포퓰리즘 추경' 같은 방향과 방식이 잘못된 추경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대통령이 국회 시정 연설에서 '호텔 경제학 포퓰리즘' 시작을 공식 선언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이재명 당선 축하금'인 돈 뿌리기 방식은 효과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뚜렷한 경기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총 30조5000억 원 중 13조2000억 원은 전 국민 대상 소비 쿠폰에, 6000억 원은 지역사랑상품권에 투입되는 등 절반에 가까운 14조 원 이상이 현금성 사업에 집중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통령의 1·2차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면 지난해 기준 44.8%였던 국가채무비율이 49.0%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빚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위해 19조8000억 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대로라면 국가채무는 GDP 대비 49%, 총액은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구가 줄고 세수 기반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이 빚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또 '나라 곳간의 사유화' 욕심을 드러내고 재정건전성을 지킬 의지가 없다는 걸 재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은 국가 운영의 근간이자 경제 위기를 막을 최후의 보루"라며 "'이재명식 포퓰리즘'이 계속된다면 나라 살림은 파탄 나고 물가 상승을 부추겨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정밀한 핀셋 지원과 지출 구조조정 같은 근본 대책이 빠진 '남미식 포퓰리즘 추경' '퍼주기 추경' '빚잔치 추경'이 아닌 진짜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 심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회복을 위해선 이 대통령의 30조 규모 추경이 절실하다며 추경안을 본회의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이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뜻을 같이 하며 추경의 조속한 심사와 처리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등 야당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