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 … 민주당, 강성 당원 '극성'에 몸살청래파 vs 찬대파 갈라지자 의원들도 '당혹감'"두 분 다 걱정 없다" … '당원 달래기' 나서
  • ▲ 정청래(왼쪽)·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종현 기자
    ▲ 정청래(왼쪽)·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국면에서 정청래 의원을 향한 강성 당원들의 반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 의원은 이런 흐름을 의식한 듯 자신이 '친명(친이재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과거 발언 등이 소환되며 당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당대회 대진표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성 당원들의 극성에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청래파(정청래 지지층)'와 '찬대파(박찬대 지지층)'로 나뉜 경쟁 구도 속에서 정 의원에 대한 당원들의 반감이 커지면서다.

    이들은 정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퍼부으며 박찬대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정 의원을 옹호하고 나선 양문석 의원은 19일 새벽 페이스북에 "이루 말할 수 없이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은 주로 정 의원의 과거 행적을 재소환하며 그의 '친명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7년 전 정 의원이 MBN '판도라'에서 "이재명 지사, 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싫다.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왜냐하면 이재명 (당기 경기도)지사가 무슨 얘기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고 한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 의원이 당시 "사안 하나하나 (이재명 당시 지사를) 방어해주기 싫다"고 한 것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23년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심판'을 내걸고 단식 농성에 돌입했을 때 정 의원과 박 의원의 행보 또한 비교 대상이 됐다.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단식은 당시 자신에 대한 검찰수사와 체포동의안 논란, 당내 사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란 비판이 일었다.

    같은 해 9월 10일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볼링을 치는 모습을 공개하며 "검찰독재정권을 향하여 스트라잌"이라고 했고, 박 의원은 같은 날 이재명 당시 대표 6차 검찰 소환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원들은 주로 정 의원의 '가벼움' '자기 정치' '조국혁신당 지원 사격' 전력 등을 문제삼으며 박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 '친명계'로 서로 가깝게 지내는 정 의원과 박 의원을 두고 당원 지지세가 갈라지자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N 유튜브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정 의원은 기획형, 박 의원은 관리형"이라고 평가하며 "두 분 다 걱정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좌장'으로 불린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서로 과도한 비방은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정 의원이나 박 전 원내대표나 당을 위해서 굉장히 헌신적으로 일해온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당원들의 거센 비판을 의식한 듯 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 일대를 돌며 표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광주와 전남 지역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 자신을 향한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 공세에 "근거 없는 공격"이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과거 정 의원이 이재명을 이렇게 비난했다' '차기 당대표는 박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공세를 취하는 일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다른 지지자들이) '정청래가 왕수박이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말이냐고 정화를 했다"며 "잠잠해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