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대통령 보좌한 총리 … 책임 느껴도 부족"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잘 구별하라"기습 개헌 제안 후 친명계 공격받은 우원식
  •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 일부 의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42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이 끝난 뒤 이어진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2025.04.24.ⓒ뉴시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 일부 의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42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이 끝난 뒤 이어진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2025.04.24.ⓒ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시정연설 후 한 대행을 향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라"고 직격했다. 

    우 의장은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대행이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뒤 한 대행에게 "국회의장으로서 한 대행에게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헌법재판소 판결에서도 이미 확인됐듯이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한 대행은 대정부 질문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부족하다"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당적 보유가 금지된 국회의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우 의장은 지난 6일 기습적으로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안 국민 투표와 대선을 동시에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친명계는 우 의장이 당 지도부와 의논하지 않고 단독적인 행동을 했다고 보고 공격적인 반응을 내놨다. "개헌 개나 주고 입 닥치라"(양문석), "국회의장 놀이 중단하라"(정청래)가 그 예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팬덤인 '개딸'(개혁의딸)은 우 의장에게 일명 '문자 폭탄 공세'를 퍼부었다고 한다.

    이후 지난 9일 우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현 상황에서는 대선 동시 투표 개헌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면서 "국회의장의 제안에 선행됐던 국회 원내 각 정당 지도부와 공감대에 변수가 발생했다. 현재로서는 제기된 우려를 충분히 수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대행에겐 쓴소리를 한 우 의장이 정작 본인은 기습적으로 개헌을 제안했다가 역대 국회의장들 대부분이 주장했던 개헌론을 철회한 것이다. 그런 우 의장이 한 대행에게 쓴소리를 이어가자 국민의힘은 "그만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반면 민주당 자리에서는 박수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우 의장 멋지다"라는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의장석으로 가 항의하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뒤따라나와 고성을 주고 받았다.

    양당은 한 대행 시정 연설을 두고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대행을 향해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의원은 '매국 (관세) 협상 중단'이라고 쓰인 피켓을 머리 위로 들었고 시정 연설 도중 퇴장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용히 하라"며 민주당에 맞섰다. 이후 시정연설이 끝난 뒤 기립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