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냥 "괴물 정권 탄생 막겠다"실용주의·경제 방점 찍은 공약 제시"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열 것""이번 대선은 일상 지키기 위한 전쟁"
  •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실용주의를 앞세운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며 "압도적으로 이기겠다"고 자신했다.

    한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분수대 앞에서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만큼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민의의 공간을 대표하는 국회를 배경으로 삼고 주먹을 불끈 쥐어 들어 올렸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험한 사람'으로 지칭하며 "괴물 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저버릴 수 있는 위험한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며 "30번의 탄핵소추와 일방적 법안 처리를 남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대단히 크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제 남은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며 "그가 형사 법정에서 심판받기 전에 우리 국민은 그걸 기다리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이재명 심판론'을 띄웠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했지만,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했다. 

    그는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고 더 많이 더 오래 가져가겠다"며 "그러나 그것은 대한민국의 지향점인 자유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은 지주의 나라를 국민의 나라로 바꿨다.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육성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며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결단은 투명한 민주사회로의 길을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은 대한국민의 피·땀·눈물 덕분이었고 뛰어난 정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 등 '3교체론'을 언급하며 중산층에 중점을 둔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시대교체를 완성하려면 세대교체도 필요하다. 변화에 적응하려면 개혁적이고 유연한 인물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저 한동훈이 바로 그런 대통령"이라며 "무너진 중산층을 일으켜 세우고 경제의 허리를 두툼하게 키워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정치는 양극단의 목소리가 과잉 대표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중간층의 생각은 무시되기 일쑤"라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목소리를 가진 중도층이 늘어야 한다. 그래야 자유민주주의도 굳건해진다. 그동안 보수정당에선 강조되지 않았던 중도와 중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공약도 내놨다. 한 전 대표는 "역발상으로 수도권 집중의 문제를 집중으로 풀겠다. 전국에 5개의 서울을 만들겠다"며 "경제·산업·문화의 중심인 거점도시를 토대로 5대 메가폴리스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윤 전 대통령 탄핵과 별개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전 대표는 "영웅에 대한 예우와 자유진영의 협력 외교를 강화한 것은 큰 성과다.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에너지 산업 발전을 본 궤도에 올린 것도 대단한 성과"라며 "추진하려던 좋은 정책들은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한 전 대표는 핵잠재력과 핵추진잠수함 확보와 같은 안보 공약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부모 입장의 지원 제도'를 약속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에 대해선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약속한다. 전체 국회의원 숫자는 늘리지 않는 대신 비례대표를 없애고 상원을 도입하겠다"며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시작과 끝을 맞추기 위해 다음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동시에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또 "이번 대통령은 3년 뒤 열리는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한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을 '전쟁'에 빗대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전쟁"이라며 "우리가 평화롭게 누려온 일상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처절한 전쟁이다. 국민의 한 표 한 표는 국민의 삶과 미래를 지켜내기 위한 소중한 무기다. 우리는 이기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