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당대표 직무정지 의결 '진흙탕 싸움'천하람 "이제부터 내가 권한대행" vs 허은아 "위법"
  • ▲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개혁신당 지도부 일부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허은아 대표 직무정지 안건을 의결했다. 허 대표는 "위법"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이기인·진성균 최고위원, 이주영 전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에서 허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투표 실시를 의결했다. 허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이날 긴급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당원소환투표 결과가 공포될 때까지 허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직무는 정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허 대표의 직무정지 기간 동안 당대표 업무는 천 원내대표가 대행을 맡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소환 청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당비를 내는 당원인 '으뜸당원' 20% 이상, 각 시·도당별 으뜸당원 10%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당원소환 청구 요건이 충족되면 당원소환 투표는 전체 으뜸당원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의 과반 찬성으로 확정된다.

    이날 긴급 최고위에 보고된 당원소환제 성립 요건안에 따르면, 전체 으뜸당원 2만4716명 중 1만2526명(50.68%)이 허 대표 당원소환에 서명에 참여했다. 조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서명에는 1만2506명(50.60%)이 참여했다. 임시 전당대회 개최에는 1만2527명(50.68%)이 서명했다.

    서울지역에서는 6700명 중 3805명(56.79%)가 허 대표 당원소환 서명에, 3801명이 조 최고위원 당원소환 서명에 참여했다. 임시 전당대회 요구 서명 인원은 3804명(56.78%)이었다.

    경기지역은 7386명 중 3121명(42.26%)이 허 대표 당원소환 서명에, 3115명이 조 최고위원 당원소환 서명에 참여했다. 임시 전당대회 요구에는 3120명(42.24%)이 서명했다.

    천 원내대표는 허 대표가 당직자 임면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처 조직을 개인적인 홍보로 사유화했고 당직자 노동조합 성명과 쟁의가 있었고 정무직 및 사무직 당직자, 당원의 신임을 잃은 각종 행위를 했다"고 했다.

    당원소환제 관련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설 연휴 전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천 원내대표는 긴급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사무처와 긴밀히 해서 가능하다면 설 전에 투표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희가 주관하는 최고위는 사모임의 형태가 아니고 당 사무처의 준비와 실행에 따라 이뤄지는 공식 최고위다. 이 순간부터 허 대표는 직무정지다. 허 대표의 행위야말로 사적 행위다. 어떤 모임을 가진다면 사모임"이라며 "직무대행 체제에서 설 연휴 전까지 내일부터 매일 오전 최고위를 열겠다"고 했다.

    허 대표 측은 '위법성'을 앞세우며 즉각 반발했다. 허 대표는 직무정지 의결 직후 페이스북에 "최고위 소집 권한은 당대표인 저에게 있다"며 "아무리 긴급한 상황이더라도 당규 최고위원회의 규정 제3조 제1호에 따라 소집 요구의 일시와 장소를 정해 회의를 소집할 권한도 당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소집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상황도 아니기에 대표가 관여하는 순간 여러분이 원하는 방식의 회의가 개최되지 않을 것 같아 지난 일요일과 오늘처럼 의도적으로 대표에 대한 절차 부분을 생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요건 자체가 불성립하며 그 자체가 규정 위반에 위법한 회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발 당헌·당규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해주시기 부탁드린다"며 "허은아 마녀사냥 꼼수쇼 행동대장 그만하고 국민의힘보다 더 한 구태 정치로 더이상 망가지지 말고 이제 멈추시라"고 일갈했다. "윤석열에 맞섰던 이준석처럼 부당한 사당화에 같은 방식으로 저항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허 대표 측 정국진 개혁신당 선임대변인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회 소집 권한이 없는 천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위법하게 소집하고 '당원소환 투표 실시'를 최고위원회를 참칭해 의결하고 선언했다"며 "당권을 탈취하기 위해 모든 당헌과 당규를 완전히 무시하면서까지 위법한 수단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천 원내대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