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이준석 상왕정치 순응 안 해 벌어진 일"李 "許가 당직 임명 건 물어와 … 망상 버려라"개혁신당, 許 해임 위한 당원소환제 수순 밟을 듯
  • ▲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왼쪽)와 이준석 의원. ⓒ이종현 기자
    ▲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왼쪽)와 이준석 의원. ⓒ이종현 기자
    당직자 임명 문제로 촉발된 개혁신당 내홍이 전‧현직 당대표 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허은아 대표는 이준석 의원을 향해 '상왕정치'라고 직격하자 이 의원은 "망상을 버리라"며 맞받아쳤다. 양측의 갈등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자 이 의원 등은 허 대표 해임을 위한 당원소환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허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제가 '이준석 의원의 상왕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개혁신당의 내홍은 허 대표가 지난해 12월 이 의원의 최측근인 김철근 전 개혁신당 사무총장을 해임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허 대표가 최근 정책위의장직에서 이주영 의원을 해임하고 정성영 서울 동대문 당협위원장을 새로 임명했다. 이에 당직자들은 "정책위의장 해임과 신규 당직자 임명은 협의 안건이 아닌 의결 안건"이라며 무효를 주장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허 대표는 김 전 사무총장 해임 건에 대해 "김 전 사무총장의 당대표 무시와 월권이 도를 넘었다"며 "김 전 사무총장 체제에선 정상적인 당대표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허 대표는 "김 전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은 당대표의 명을 받아 사무처를 지휘한다'는 당헌·당규상 규정을 '사무총장은 사무처를 지휘한다'는 내용으로 바꾸려 했다"며 "누가 봐도 당대표를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개혁신당 워크숍에 이 의원이 불참한 것에 대해선 "워크숍 이틀 전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다. (나에 대한) 불쾌감의 일환으로 해석됐다"며" 이후 원내 의원과 당직자들은 더더욱 이준석 의원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직접 제게 '아무것도 하지 마라' '정책에 손대지 마라' '제발 가만히 있어라'는 말까지 했다.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라며 "이 의원과 가까운 지도부는 험한 분위기를 만들며 저에게 부당한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을 정당하게 해임했다는 이유로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시도는 민주적 공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전히 이준석 의원과 함께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단, 대표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상왕정치를 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의원은 허 대표의 기자회견 후 자신의 SNS에 "사실관계와 맞지 않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비튼 내용을 아무리 말해봤자 주변의 조소만 누적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김 전 사무총장에 대해 "(허 대표가) 주요 당직 임명에 대해 물어오면서 D 씨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겠다고 하기에 '그를 추천한 인사'가 부담스러우니 다른 사람이 좋겠다고 했다"며 "제가 먼저 허 대표에게 당무에 대해 연락하거나 요청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개혁신당 워크숍 불참과 관련해선 "화성 아리셀 사고 때문에 지역구가 침통한 상황에서 당 워크숍에 가서 술 먹고 안 놀아 줬다고 뭐라고 하는 것은 패륜적 발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망상으로 계엄한 광인 하나 때문에 국가가 혼란한데 (허 대표도) 망상을 버리라"며 "오늘부로 '이준석을 대통령 만들겠다'는 마지막 대외적 가면까지 벗어던진 상황에서 얼마나 추해지려고 그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허 대표 압박을 위한 '당원소환제' 카드까지 꺼낸 상황이다. 당원소환제는 당원 투표를 통해 당 대표 등 당직자를 해임할 수 있는 절차다. 

    이 의원은 "(당원 소환) 절차 그대로 진행한다"며 "당비를 내는 으뜸 당원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이번 주 중으로 공지될 웹사이트에서 본인의 의사를 표명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