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 체제에도 '정상 외교' 불능 여전트럼프, 기자회견서 韓 언급 안 해北·美 회담 재개설에 '코리아 패싱' 우려"탄핵 정국, 한미 동맹에는 영향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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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템플대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외교 공백'에 직면한 정부의 대미 외교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했지만, 외교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한 권한대행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일본·중국 등 주요국과의 긴밀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라"고 지시하며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통해 국내 정세에 관해 설명하고 한미 동맹을 재차 강조하며 주요 동맹국인 미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그러나 대표성을 지닌 컨트롤 타워의 부재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른바 '코리아 패싱'의 트라우마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첫 기자 회견을 열고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과의 소통을 예고했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촉구하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도 "내 친구였고 놀라운 사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북한 김정은에 대해서는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으로 칭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김정은과의 '브로맨스'를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기에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돼 왔다.이런 상황에서 김정은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건너뛴 채 대북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이에 우리 정부는 특사단을 파견하거나 한 권한대행이 직접 정상 외교를 수행한다는 대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 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가거나 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각국 정상 간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특성상 '임시직'인 한 권한대행과 심도 있는 현안 논의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은 헌정사상 10번의 권한대행 체제를 거쳤지만, 현재까지 권한대행이 직접 외국 정상을 만난 사례는 없다.이 밖에도 정부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여·야·정협의체 출범을 통해 외교·안보 현안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역시 '리더십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이와 별개로 탄핵 정국이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관련해 김석준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미 동맹의 측면에 있어서는 그대로 견고할 것 같다"며 "탄핵 사태가 한미 동맹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오히려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스탠스에 따른 것일 것"이라며 "예컨대 방위비 인상 요구와 일관적인 관세 인상 정책 등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