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김건희특검법 간 보나 … '표 단속 안 할 수 있나'에 "따로 얘기 않겠다"

국민의힘에서 김건희특검법 재표결을 둘러싸고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친한(친한동훈)계의 보복성 찬성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고, 한동훈 대표는 '단일대오'에 관한 명쾌한 답을 미루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중앙여성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김건희특검법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는 한 대표가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이)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 부당한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건희특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전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대표는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한다는 것은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고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지적한 권성동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분의 생각"이라며 "제가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다만 '김건희특검법에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며칠 전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만 말했다. '적극적인 이탈표 단속을 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지금 그 문제를 따로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특검법과 관련해 여당 내 이탈표를 노린다는 분석에 대해 "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의 정치가 좌지우지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한 대표의 열린 답변은 "단일대오에 흔들림이 없다"고 분명히 한 추경호 원내대표와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한계에서 감지되는 이상 기류도 이탈표 가능성이 제기되는 원인 중 하나다.

친한계로 꼽히는 정성국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예전 같으면 한 대표가 '반헌법적 요소가 있어 우리가 절대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말했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한 대표 심중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며칠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탈표 확보를 위해 흔들리는 국민의힘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당원게시판 논란 과정에서 한 대표가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김건희특검법 수용이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까지 노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토끼 사냥이 끝난 사냥개 신세가 돼 절멸할 건지, 민심에 따라 특검법에 찬성 표결하고 차별화를 꾀하며 독자 생존할지 결단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