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 참석"사회가 서로 인정하고 화합하고 공존해야"이재명의 민주당, 국회서 여당 사실상 패싱 與 "먼저 이 대표가 사법부 판결 인정해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을 살리기'를 강조하며 화합과 공존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사법부를 압박해 온 제1야당 민주당을 이끄는 이 대표가 공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 

    그는 "갑(甲)과 을(乙) 간의 관계에 있는 많은 구성원 모두가 서로 힘겨운 상황에서 여유가 없다 보니 갈등이 격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서로 인정하고, 서로 화합하고, 공존하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먼저 사법부를 존중하고 정부와 여당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170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에서 의석수를 앞세워 국회에서 독주해 왔다. 김건희특검법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민주당은 제22대 국회에서 김건희특검법에 반대하는 여당을 패싱하고 상임위 논의부터 본회의까지 통과시키는 모습을 세 차례나 보였다. 

    지난 6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했다. 국회 관례대로 여당과 원내 2당이 맡아 온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국회 개원도 단독 개원이었다. 민주당은 여당을 배제한 채 본회의를 열고 11명의 상임위원장 임명을 마무리했다. 이후에도 나머지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받지 않으면 자신들이 모두 선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국회가 출범하고 국회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퇴장 명령과 발언 제지가 속출했다. 법사위에서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기반으로 한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해병순직특검을 강행 처리했다. 

    또 검사 탄핵을 위한 법안을 발의해 이를 밀어붙였다. 지난달 2일에는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도 열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탄핵도 추진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탄핵도 추진한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북 전단을 또 방치해 남북 긴장을 다시 증폭하는 정권은 정말 미쳤다"면서 "국방부 장관 탄핵 사유 점검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사법부에 대한 압박도 거세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선고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나오자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검찰에 기소되며 5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18일 최고위원회의는 사법부 성토장이 됐다. "사법부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박찬대 원내대표), "조작 기소를 받아쓴 허술한 법리"(김민석 최고위원), "왜곡 날조된 기소에 의존한 정치 판결"(한준호 최고위원)이라는 발언이 쏟아졌다. 함께 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는 이들의 발언을 묵묵히 들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에 당 차원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 여론전을 넘어 변호인을 당비로 선임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 대표가 '화합'을 말하려면 이런 민주당의 행태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가 서로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인정과 화합 공존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170석 야당 대표이자 슈퍼 갑인 이 대표가 사법부의 판결에 자숙하고 자신을 따르는 정치인들에게 품격을 보일 것을 주문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