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평전 '청춘 조용필' 쓴 홍성규 작가"'슈퍼 에이저' 조용필은 여전히 ing형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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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歌王)' 조용필을 감히 "용필이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국내에 몇이나 될까?
게다가 조용필 스스로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밝힌 차기작 발매 계획까지 예단하고 나선 건, 이 사람이 조용필과 상당한 친분이 있거나 어떤 연관 관계가 있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대목이다.
입동(立冬)을 며칠 앞두고 김도언 작가가 운영하는 '엘피바 영도다방'에서 취재진과 만난 홍성규 에이엠지글로벌 대표는 지난달 22일 발매된 조용필 정규 20집 '20'은 결코 조용필의 마지막 앨범이 될 수 없다며 조용필이 노래를 계속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장장 20여 분에 걸쳐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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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나자마자 책 소개대신 "조용필의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하는 홍 대표다.
아마도 지난달 열린 신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필이 "나이를 먹었다" "마지막 앨범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던 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홍 대표는 "이번 20집 앨범을 모니터 해보면 그가 '슈퍼 에이저(Super-Agers)'로서 음악 활동을 지속해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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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그래도 돼'를 들어보면 시류에 편승하는 하이에나가 아닌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포기하지 않고 고고한 자세로 끝없이 올라가는 모습이 느껴진다"며 "아무에게도 지지 않겠다던 가요계의 지존 조용필의 자존심을 버리고, 글로벌 뮤지션들과 함께 새로운 '뉴트로 파도'에 몸을 실었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이번 신곡은 절대로 조용필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노래가 아니"라며 "'이보(二步) 전진을 위한 일보(一步) 후퇴'의 메시지를 녹여낸 희망가"라고 추어올렸다.
"가사 중, '지치고 힘이 들 때면 이쯤에서 쉬어가도 되잖아. 그래도 돼, 늦어도 돼'라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그만두겠다고 하지 않고, 분명히 쉬어가도 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는 잠시 쉬어갈 수는 있어도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거죠. 보통 작사가들은 가수들과 인터뷰를 거친 후 가사를 쓰기 마련입니다. 작업 과정에서 필히 용필이 형의 의중이 담겼으리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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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타이밍(Timing)'이라는 노래는 조용필이 지금도 '청춘 조용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첫눈에 너일 거라는 느낌, 내 마음을 말해야겠어, 오늘 바로 네 마음을 확인하겠어'라고 열정적으로 외치는 사람이 어떻게 음악을 그만둘 수 있겠나. 이 노래 역시 조용필의 음악 인생이 여전히 'ing'임을 방증하는 곡"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별인지 모른 채 우린 이별을 했다'는 가슴 아픈 내용을 담고 있는 '왜'라는 노래도,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조용필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왜'는 용필이 형이 오래전 사별한 아내 안진현 씨를 떠올리며 만든 노래가 아닐까 싶어요.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는 가사를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요. '이렇게 밤마다 눈 감을 때마다 몰아치는데, 그래 안녕, 이제 안녕, 제발 너라도 안녕히 떠나가줘'라는 가사를 보면, 가슴 아픈 이별을 했지만 여기서 털고 일어나겠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화자의 각오가 느껴지죠. 결국 '왜'는 과거와의 절연(絕緣)을 선언한 노래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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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모든 사람이 조용필의 노래는 너무 완벽해서 더 바랄 나위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 어땠을까요. 더 이상 들을 게 없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용필이 형은 음악을 바로 접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여전히 성에 안 찬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완벽주의자인 용필이 형이 가만히 있겠어요? 세간의 평가에 대한 기사를 용필이 형도 봤을 거예요. 그렇다면 당연히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을 했겠죠."
홍 대표는 "용필이 형은 '가수는 항상 새로워야 한다. 항상 앞서가는 음악을 해야 한다'면서 '추억팔이만 해서는 가수로서의 생명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며 "이번 20집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아티스트 조용필'의 신념이 결코 꺾이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앨범"이라고 호평했다.
홍 대표는 "이번 '조용필 평전'을 집필하면서 오늘날 왜 그가 '가왕 조용필'로 불릴 수밖에 없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며 "용필이 형은 LP부터 시작해 현재의 디지털 음원 시대까지 55년 한국 가요사를 꿰뚫는 역사를 만들어 낸 거인으로, 늘 새로운 음악을 구상하며 실천하고 끝없이 진보하는 전무후무한 뮤지션"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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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용필에게 '가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장본인이 바로 홍 대표다. 그냥 '가수 조용필'이라고 쓰기엔 좀 약한 것 같고, 그렇다고 당시 선배 기자들이 쓰던 '톱 싱어' '최고의 가수' 등은 너무 진부하게 느껴졌다고.
고심 끝에 가왕이라는 칭호를 붙인 홍 대표는 조용필을 점점 더 알아갈수록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찬사가 가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한다.
"용필이 형은 나이가 70이 넘었는데도 매일 뭔가에 가슴 설레고, 늘 새로운 배움과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비록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날로 새로워지고 성숙해진다고나 할까요. 가수 조용필은 늘 최고의 현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오로지 음악을 위해 살아가죠. 그 현재가 쌓여 찬란한 미래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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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레전드'라는 부제가 붙은 '청춘 조용필'은 홍 대표가 민완기자 시절, 조용필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2004년 마지막 술잔을 기울일 때까지 밀착 취재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연예부에 갓 들어온 햇병아리 가요 기자에게 '슈퍼스타 조용필을 인터뷰하라'는 특명이 떨어진 아찔한 순간과 △부산 해운대에서 인터뷰를 빙자해 조용필과 1박2일을 보낸 에피소드 △조용필이 시인 김지하와 술친구가 된 사연 △'위대한 탄생' 멤버들의 과묵한 '조용필 생일파티' △조용필의 가창 비법 △조용필과 홍콩 스타 성룡의 '두주불사' 우정 △쌍둥이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세렝게티처럼' △조용필이 노래방에 가면 혼자 40곡을 내리 부른다는 전설의 일화까지, 가왕 조용필을 둘러싼 재미난 이야기들이 책장 곳곳에 가득하다.[장소 제공 = 엘피바 영도다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