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비명 고영인 경제부지사로 내정경기도에 비명계 인사 모이며 세 결집李, 집권플랜본부 가동 … 신명 김민석 주도"집권 약속 받은 모습 … 오만하면 심판받아"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집권플랜본부장을 맡은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이종현 기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집권플랜본부장을 맡은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이종현 기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교체를 확신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집권을 준비하는 집권플랜본부를 가동했고, 이 대표의 경쟁자로 평가받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비명(비이재명) 수집가'로 나서며 세를 불리고 있다. 

    김 지사는 24일 고영인 전 의원을 경기도 경제부지사로 내정했다. 고 전 의원은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비명계 인사다.

    고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비명횡사'(비이재명계 공천 대거 탈락을 비유)의 대표적인 인사다. 고 전 의원은 지난 3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당의 결정에 따라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옆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렀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컷오프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결국 경선에서 패배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는 줄곧 이 대표의 정치 방식을 문제 삼았다. 2022년 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고 전 의원은 당시 "이 대표가 친명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후보들을 줄 세우고 계파 세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의 비명계 영입은 최근 '도정 트렌드'로 꼽힌다. 이미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전 의원에게 도정자문위원을, 비명으로 분류되는 김민철 전 의원에게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직을 맡겼다. 강민석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도 경기도 대변인으로 변신했다. 

    강권찬 문재인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은 기회경기수석, 안정곤 문재인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이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도 안정곤 전 문재인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다.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도 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경기도 기후대사로, 신봉훈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은 경기도지사 정책수석으로 일하고 있다. 

    비명계를 결집하면서 여의도와 소통 창구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국회와 정무적 협력을 주도하는 경기도지사 정무수석비서관에는 윤준호 전 의원이 내정됐다. 그는 지난해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민주당 교육연수원 수석부위원장을 지냈다. 
  • ▲ 지난 4일 오후 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산책을 하고 있다. ⓒ경기
    ▲ 지난 4일 오후 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산책을 하고 있다. ⓒ경기
    이 대표도 집권을 위해 분주하다. 23일 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첫 회의를 열고 공식적으로 가동됐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집권플랜본부장'을 자처하며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김민석 의원이 집권플랜본부장이 됐다. 그는 이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하는 '복심'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집권플랜본부는 당 전체의 집권 준비를 설계하고 핵심 과제를 제기하는 선도체가 될 것"이라며 "윤석열 '무정부 시대' 이후 민주당과 '이재명 시대'를 진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집권플랜본부는 이 대표의 민생 전략 마련을 담당할 예정이다. 경제정책 모토인 '먹사니즘'과 '문화 주도 성장' 구현에 방점이 찍혔다.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는 2일 숭례문 근처에서 대규모 장외 투쟁에도 참여한다. 범야권 시민단체 등 세력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서 명실상부 야권 지도자로서 위상을 과시한다. 

    민주당 내 지도자들의 대권 행보가 속도를 내면서 야권 내부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에게 자칫 차기 대권을 점찍어둔 듯한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원로 인사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야당 대표는 정국을 지혜롭게 풀고, 경기도지사는 도정을 잘 챙기면 자연스럽게 대선 주자가 되고 집권할 수 있다"며 "집권을 이미 약속받아 놓은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집권 준비를 한다고 하면 국민은 그 오만함을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