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청장 단일화 하루 만에 민주당, 결렬 선언이재명 유예로 기운 금투세, 조국당은 시행으로교섭단체 완화에 서운한 조국당 강공에 민주 분통"정의당 길 가냐 … 자당 이익만을 위해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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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재보궐선거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 거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놓고 지속적으로 갈등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 유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민주당과 달리, 조국당은 '금투세 시행'을 압박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며 "조국혁신당에서 중앙당으로 추정되는데 조건을 더 걸었다"고 말했다.앞서 민주당과 조국당은 전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제안하자마자 조국당이 호응한 것이다. 양당은 유튜브 토론회 이후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민주당에 따르면 이후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조국당의 기류가 바뀌었다. 조국당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말고 여론조사를 할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를 거절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반면, 조국당은 민주당이 성급하게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는 입장이다.정춘생 조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연하게도 각 정당 입장에서는 유리한 정통과 이런 것을 주장할 수밖에 없고, 쟁점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이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결렬 선언 백블을 하는 건 굉장히 유감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단일화 협상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양측의 공방은 결국 서로 누적된 불만의 결과로 풀이된다. 상호 신뢰가 사실상 깨져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민주당의 불만은 크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를 내지 않은 조국당이 금정구 후보를 자신에게 양보하라고 거듭 주장하며 양당은 신경전을 벌여왔다.게다가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보여준 조국당의 태도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조국당이 선거전을 과열시키며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조국 조국당 대표가 영광에서 월세살이하며 현장 유세를 진행했다.덩달아 이재명 대표도 영광을 수차례 찾았고,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지시로 영광에 머물며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야권이 단일대오로 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시점에 서 있는데, 재보궐선거로 야권이 박 터지게 싸우는 모습은 정말 무의미하다"며 "같은 진영에서 밖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등에 칼을 꽂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조국당은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협조하지 않은 것에 큰 실망을 했다고 전해진다. 조 대표가 20석인 교섭단체 요건을 10석으로 완화하고자 백방으로 뛰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조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해진 이유로 해석된다.민주당에서는 이런 조국당이 과거 정의당처럼 훼방꾼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완주하면서 2.37%를 득표했다. 이 대표가 0.7%포인트 차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했던 점을 고려하면 심 후보의 완주는 뼈아팠다.신명(신이재명)으로 불리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당은 정의당처럼) 독자 정당, 독자 후보, 독자 대선의 길을 작정한 것이 맞느냐"면서 "특검 의결보다 영광선거에 집중하고, 부산은 그럭저럭, 강화는 포기하니 달리 해석하기 어렵다. 과연 이것이 쇄빙선에 맞는 전략적 방향이냐"고 비판했다.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금투세를 두고도 양당은 엇갈린다. 이 대표가 유예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에서 조국당은 '즉각 시행'을 당론으로 정했다.조 대표는 4일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문제를 두고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조처를 하더라도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며 "혁신당은 이를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이 금투세 방향을 정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하기 직전에 조국당이 먼저 선수를 친 셈이다.친명계에서는 이런 조국당의 행태가 전형적으로 민주당을 겨냥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조국당의 견제가 아니라도 민주당의 갈 길은 바쁘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증폭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년을, 위증교사 혐의로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다음 달 1심 선고에서 자칫 불리한 형량이 나오면 여론이 정권 심판론이 아닌 '이재명 심판론'으로 돌아설 수 있다.또 다른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전적으로 조국당이 진영이 아닌 자당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교섭단체 완화 등 본인들의 요구 사항이 있다면 과거 정의당식의 분열 방향이 아니라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