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국군의날 기념식+시가행진 중계 無타사화면 무단사용 ‥'풀단 배제 징계' 여파작년 9월 북한 심야 열병식, 비판 없이 중계올해 軍시가행진 두고 "군사정권 방불"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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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공항과 숭례문∼광화문 일대 세종대로에 등장한 우리 국군의 '전략자산'은 북한의 남침 상황이 발생할 시, 평양 내 핵심 표적과 지하화된 지휘부 시설을 초토화시키는 핵심자산으로 국내외 군사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첨단 장비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모았다.
우리 군이 자체개발한 초정밀 탄도미사일 '현무-5'가 최초로 공개됐고,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는 미국 공군의 3대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서울공항 상공을 날아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 외에도 헬기와 전투기 등 우리 군이 보유한 각종 첨단 무기들이 대거 등장한 이날 시가행진에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건 당연지사였다. KBS의 경우 시청률이 5.2%로 휴일 오전 시청률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고, SBS도 2.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MBC만 국군의날 기념식과 시가행진을 모두 중계하지 않는 '독자 행보'를 걸었다. 국군의날, 국군의 늠름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국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MBC는 이미 방송했던 오락프로그램의 편집본('전지적 참견 시점' 스페셜)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1.2%에 그쳤다.
'공영방송' MBC가 이 같은 비중의 국가 행사를 중계하지 않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난 8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도 MBC만 방송하지 않았고, 지난 6월 열린 '6·25전쟁 74주년 기념행사'도 MBC만 유일하게 중계하지 않았다.
MBC노동조합(3노조,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강명일)에 따르면 사실 MBC가 '국군의날 기념식'을 중계방송하지 않은 것은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었다.
앞서 MBC 디지털뉴스룸의 모 팀장이 타사의 화면을 무단사용해 동영상을 만든 사실이 적발돼 '코리아중계풀단'에서 2개월이나 배제되는 중징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관련 영상 소스를 받을 수 없어, 두 번씩이나 중차대한 국가적 행사를 방송하지 못했다는 게 MBC노조의 주장이다.
◆"'국군의날 기념식 불방' 책임자 문책 없어"
2일 이 같은 사실을 담은 성명을 낸 MBC노조는 "이번 사태는 모 국장이 맡고 있는 디지털뉴스룸에서 저지른 어이없는 행동 때문에 벌어진 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이로 인해 두 번이나 국가적 행사를 방송하지 못하는 '대형사고'가 났는데, MBC는 그 누구한테도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러한 MBC 경영진의 태도 때문에 'MBC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며 정부 행사를 생방송해 주고 싶지 않은데, 마침 잘 됐다고 여기는 것 아니냐고 비꼰 MBC노조는 "특히 이번 국군의날 기념식과 관련해선 MBC 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전무하다"며 "방송사 풀단이나 대통령실에 선처를 요청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MBC노조는 '코리아중계풀단'의 징계로 영상 소스를 받지 못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MBC의 태도가 문재인 정권 때와 비교하면 너무 다르다고도 지적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초창기, 청와대에서 긴급하게 진행한 기자회견을 MBC가 생방송하지 못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이 있었고, 이후 출입기자가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점을 되짚은 MBC노조는 "현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들이 만약 민주당 정권이었다면 '국군의날 기념식 불방 사태'를 이렇게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겠느냐"며 "중요한 국가적 행사를 국민에게 전해야 할 공영방송의 책무를 못 지키게 만든 행위를 간단히 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징계해야 마땅하다"고 역설한 MBC노조는 "그래야, 그나마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변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MBC노조는 "앞서 MBC 경영진은 '탈북작가 성폭행범 오보'로 대법원에서 50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아 사측에 피해를 야기한 이들에게도 '경징계(주의·근신)'를 내리는 데 그쳤다"며 "MBC가 감싸 도는 이들의 공통점은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국방이 아닌 北을 걱정하는 스탠스"
MBC노조는 "지난 1일 오후 MBC 뉴스데스크가 <'전두환' 이후 첫 2년 연속 행진..'북 종말' 언급>이라는 타이틀 자막으로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보도하면서, 우리 국방이 아닌 오히려 북한을 걱정하는 스탠스를 취했다"며 지난해 북한이 심야에 진행한 '열병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매우 상반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현무'·'미 B-1B 폭격기'까지‥2년 연속 "북, 정권 종말">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국군의날을 맞아 정부가 서울 도심에서 2년 연속으로 대규모 시가행진을 실시했는데, 군의 차세대 핵심 무기와 미군 전략 자산을 선보이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도발을 즉각 응징할 거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적의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힘에 의한 평화를 재차 강조했다"고 전한 뉴스데스크는 "김건희 여사의 사법리스크와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안보 이슈를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2년 연속 시가행진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만으로, 군사정권 시절의 잔재라는 지적과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어, 내년에도 시가행진이 진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이 외에도 MBC는 지난달 26~27일 <대규모 국군의날 시가행진‥'환호와 불편'으로 엇갈린 시민 반응(타이틀 자막: 올해 또 '대규모' 군사퍼레이드..군사정권 '방불')> <2년 연속 시가행진‥"군사정부 시절 국군의 날 연상"> 등의 기사에서 △"이렇게 폭염에 군인들을 동원하고, 세수 펑크에도 상당한 예산을 쓰면서까지 이러는 이유는 뭘까" △"당사자들은 전체 병력의 상당 부분을 빼서 긴 시간 행사에 동원하는 것이 정말 군의 사기를 높일 것 같냐는 반응도 보인다" △"막대한 예산과 별개로 남북의 극한 대치 상황에서 불필요한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평일 대낮 도심에서 일제히 이동하다 보니, 시민 불편도 이어졌다" △"시가행진에 앞서 서울시청 앞에서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힘을 과시하는 거리 행진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지 정부에 묻고 싶다'며 대화와 협력에 힘쓰라고 주장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달했다.
◆"조선중앙TV 서울중계소? 비아냥 나와"
이러한 보도 행태를 거론한 MBC노조는 "시가행진을 보도한 MBC가 전두환 대통령의 이름을 제목에 언급함과 동시에 '2년 연속 시가행진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만으로 군사정권의 잔재'라고 비판했다"며 "MBC는 우리 국군의 위용을 소개하는 대신, 윤석열 대통령을 40년전 군사정권을 이끌던 전두환과 오버랩시키는 제목과 내용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MBC가 일련의 보도로 현 정부에 '군사정권'의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심야열병식'을 보도하면서 북한 체제나 김정은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한 줄도 내보내지 않았고, 마지막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동정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또한 지난해 7월 28일에도 뉴스데스크는 <땅에선 ICBM, 하늘에는 무인기‥'전승절' 열병식서 북중러 밀착>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열병식을 보도하면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8형을 소개한 뒤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소개했다"고 상기했다.
MBC노조는 "북한이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열병식을 하며 남한을 '가증스러운 대한민국 족속들'이라고 비난한 것은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가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2년 연속으로 한 것은 '군사정권의 잔재'라고 비난하는 보도의 행태는 MBC가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 아니라 '조선중앙TV의 서울중계소'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며 "제발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 외교·국방 이슈는 내부 정치의 정쟁 구도와 떼어내서 바라보고, 국군의날 만큼은 군인들의 사기와 국방 의지를 북돋아주는 보도를 했으면 한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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