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극초음속미사일 등 90% 명중"…이스라엘 "상당수 격추""하니예-나스랄라 등 죽음의 대가…보복시 더 파괴적 공격 직면"이스라엘군, 1시간 만에 공습경보 해제…"후과 따를 것" 보복 예고美, 공습 3시간 전 '공격 임박' 예측…"방어 지원 등 이스라엘과 협력"
  • ▲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41001 로이터 연합뉴스. ⓒ연합뉴스
    ▲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41001 로이터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란이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대규모 발사했다. 4월 13∼14일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만이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CNN,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저녁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대거 발사했다. 4월13~14일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만이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군사기지 3개가 타격받았다면서 "미사일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사일 발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잇달아 폭사했다. 이번 공습의 표적으로 삼은 곳도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간부들을 사살할 계획을 세운 공군·레이더 기지 등이라고 부연했다.

    혁명수비대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작전에 반응하면 더 파괴적인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번 공격에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1'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7월 말 하니예가 자국에서 암살당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나, 이후 이스라엘의 공세가 더 거세지자 2개월이 지난 이날 비로소 실행에 옮겼다.
  •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40904 AP/뉴시스. ⓒ뉴시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40904 AP/뉴시스. ⓒ뉴시스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헤즈볼라의 공격 기반을 겨냥해 레바논 남부에서 국지적 지상작전을 개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께 이란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사실이 포착되자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방공호 대피령이 내려졌다.

    외신들은 목격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과 중심도시 텔아비브에서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수십개의 미사일이 요르단 중부 상공을 가로질러 이스라엘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대피령은 휴대전화로 전송됐고, 국영 TV로도 발표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고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했다. 이란도 2일 오전 10시까지 자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고 반관영 ISNA 통신이 보도했다.

    공습경보가 발령된 지 약 1시간이 지나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는 대피령을 해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이란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히가리 소장은 이후 브리핑에서 "미사일 대부분 격추됐지만,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서 일부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후과가 따를 것"이라면서 "우리에게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안보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란은 오늘 밤 큰 실수를 했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정권은 우리 자신을 방어하려는 우리의 결심과 적을 보복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41001 AFP 연합뉴스. ⓒ연합뉴스
    ▲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41001 AFP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스라엘 응급구조기관 마겐다비드아돔은 텔아비브에서 미사일 파편에 2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방공호로 뛰어가다가 넘어져 다친 이도 있다고 밝혔다고 TOI가 전했다.

    팔레스타인 현지 매체는 요르단강 서안에 파편이 떨어져 팔레스타인 남성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일부 언론에서는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F35 전투기 20대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공군 전투역량에 손상이 없으며 모든 군용기와 방공망이 평소대로 운용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미국 백악관도 이스라엘 항공기나 전략 군사자산에 대한 피해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합법적 권리에 따라 그리고 이란과 역내 평화와 안보를 수립하려는 목적으로 시오니스트 정권의 침략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언급하면서 "이란은 교전국이 아니지만 모든 위협에 확고히 맞서고 있다는 것을 네타냐후가 알도록 하자"고 경고했다.

    이란 유엔대표부도 엑스에서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의 테러 행위에 합법적이고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대응했다"며 "역내 국가들은 시온주의자 정권과 결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동의 이란 대리 세력 '저항의 축' 가운데 하나이자 이스라엘과 1년 가까이 전쟁 중인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영웅인 미사일 발사를 축복한다"며 "이는 우리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라고 규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 공격과 관련,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을 격추하라고 지시했다. 또 백악관이 이란의 공격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실제 이날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백악관의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공격은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효과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이 공격에 대한 엄중한 후과가 있을 것을 분명히 해왔으며 이를 위해 이스라엘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