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개입 의혹 아닌 개혁신당 공천 스캔들?폭로 대가로 이준석-김영선 공천거래 시도 의혹이준석, 3월 1일 경남 하동 칠불사까지 왜 갔나김웅 "정치공작 의혹…이해유도죄 해당할 수도"
  •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4월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여울공원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경기 화성=서성진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4월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여울공원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경기 화성=서성진 기자
    야당이 부채질하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되레 '개혁신당 스캔들'로 번지고 있다. 의혹의 관계자로 지목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사이 공천 거래 시도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20일 정치권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가 지난 4월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잡음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당 공식 회의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하는 등 '김건희 공천 스캔들'로 논란 키우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민주당의 의도와는 달리 논란의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의혹의 유탄을 맞은 곳은 개혁신당이다. 지난 3월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폭로를 둘러싼 석연찮은 회동이 오히려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

    앞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뉴스토마토'는 전날 보도를 통해 이 의원 등이 지난 3월 1일 새벽 하동 칠불사까지 내려갔고, 개혁신당을 원내 정당으로 만들고자 당시 국민의힘에서 '공천 탈락'한 김 전 의원을 비례 1번으로 포섭하려 했다는 등의 정황을 보도했다. 두 사람이 회동했다는 날은 이 의원이 경기 화성을 출마를 선언하기 하루 전인 만큼 선거가 한창이던 시기였다.

    김 전 의원도 당시 이 의원을 만나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폭로 기자회견을 대가로 비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의원은 비례 1번을 거절당하자 이후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비례 3번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김 전 위원장 당사자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직접 폭로하면서 "얘기할 가치가 없어 상대를 안 했던 상황"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런 정황이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부당한 공천 거래일 수도 있지 않나"라며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나머지 김 여사 부분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의 공천 스캔들일 수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기에 단정해서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새로운 사실은 그렇더라"라고 밝혔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개혁신당 쪽이 보이고 있는 석연치 않은 해명"을 언급하며 "네 가지 면에서 의문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웅 전 의원은 ▲이 의원이 총선 중 가장 바쁜 시기에 칠불사까지 내려가 밤새 대화를 나눈 점 ▲비례대표의 구체적인 순번까지 언급된 점 ▲김 전 의원이 김 전 위원장에게 직접 비례대표 요구를 했다는 점 ▲기자회견문도 개혁신당에서 준비했다는 설이 있다는 점 등을 의문점으로 꼽았다.

    그는 "개혁신당 입장으로 봤을 땐 자칫 잘못하면 정치 공작과 공천 거래라는 두 가지를 같이 저지른 것 같은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위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행위 자체가 공직선거법상 '이해유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웅 전 의원은 이같이 말하며 "이 문제를 빨리 어떻게든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이 의원을 의심했다.

    이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20일 SNS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보조금 26억 원을 노리고 김 전 의원을 포섭하려 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그것이 목적이었다면 공천 떨어진 의원 아무한테나 접근하면 되지 (노량진시장) 수조물 사건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은 김영선 의원에게 접근할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또 칠불사로 간 경위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 측 관계자의 종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