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총서 주식시장 정체에 정부 비판"주식 팔아야 하나 길래 안 사는 게 좋다고 해"개미들 분노 … "헛소리 말고 재명세 폐지하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지금 상태라면 주식을 안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석 연휴에 사람들을 만나니) 주식 걱정을 하는 분도 꽤 있더라"며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못 오를 뿐 아니라 떨어질 때는 더 빨리 떨어지고 오를 때 덜 오르다 보니 다른 나라는 지수가 몇 배씩 오를 때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골에 버스가 하루에 한 대밖에 안 들어오는 오지에 노인들이 모여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며 "우리 주식 팔아야 하느냐는 걱정이었는데, 저한테 (주식 팔아야 하느냐고) 물어봐서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지금 상태라면 (주식을) 안 사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정부 정책'을 꼽았다.

    이 대표는 "제일 큰 원인은 우리 기업들과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미래가 암울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경제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비전을 제시, 경제 주체에 의욕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고 '시장이 알아서 한다, 우린 모른다'는 태도를 취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불거진 금투세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여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거기에 최근 세금 문제까지 정치적 공세가 이뤄지다 보니 그 원망하는 마음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0석을 보유한 제1야당이 금투세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개미 투자자들의 분노가 민주당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 방향에 대한 입장은 침묵하고 정부 비판만 하면 되겠느냐"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블로그에는 비판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이 금투세를 '재명세'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블로그 게시물 댓글창에는 "지금 정부 탓을 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개·돼지만도 못 하게 보는 것이다", "헛소리하지 말고 재명세나 폐지해라", "이 정도면 국민을 약 올리는 것 아니냐"는 글이 수천 개 달렸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다. 소속 의원들이 찬성과 반대로 나눠 토론을 진행하고 '당론'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