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조사 9개월 만에 상계관세 부과"보조금 살포로 역내 산업 피해…공정한 경쟁 보장"5년간 시행 여부는 10월 표결…EU 회원국 간에도 이견중국산 전기차 수입 42% 감소 전망…"학정 전 합의 실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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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의 수출용 전기차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5일(현지시각)부터 반덤핑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최고 47.6%의 관세를 부과한다. 앞으로 넉달간 이를 잠정적으로 적용한 뒤 향후 5년간 계속 적용할지는 내부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EU의 반덤핑 조사와 중국과의 물밑 협상 결과에 따라 이번 고율 관세의 운명이 결정된다.EU 집행위원회는 4일 반보조금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잠정 상계관세율을 17.4~37.6%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 결과가 EU 관보에 게재됨에 따라 5일부터 발효된다.잠정 상계관세는 EU의 기존 관세 10%에 추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관세율이 최저 27.5%에서 최고 47.6%로 인상된다.이는 약 3주 전 집행위가 사전 예고한 잠정관세율(17.4~38.1%)보다는 소폭 하향됐다. 집행위는 사전 공개 이후 이해 당사자들이 제출한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추가되는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차이가 있다. 비야디(BYD)는 17.4%p, 지리(Geely) 19.9%p, 상하이자동차(SAIC)는 37.6%p의 관세가 추가된다.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평균 20.8%p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나머지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일괄적으로 37.6%p의 관세율을 더 부과할 계획이다.중국 기업이 아니지만, 현지에 공장을 두면서 EU로 수출하는 외국 제조사들도 적용 대상이다. 테슬라(미국), BMW(독일), 폭스바겐(독일) 등이 해당된다.이 가운데 테슬라는 EU에 개별 관세율 산정을 요청하고 관련 조사를 받는 만큼 추후 확정 관세율이 결정되면 발표될 예정이다.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를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집행위는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 살포로 헐값에 수출되는 전기차 때문에 역대 전기차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 통상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임시조치 성격의 이번 잠정 상계관세율은 5일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적용된다. 이 기간 EU 27개국은 투표를 거쳐 5년간의 확정 관세로 전환할지를 의결한다.확정 관세가 시행되려면 EU 전체 인구의 65%를 대표하는 최소 15개국(EU 회원국의 55%)이 투표에서 찬성해야 한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EU 내부에서는 중국과의 무역갈등 심화와 보복조처를 이유로 회원국의 찬반 입장이 엇갈려 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EU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은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체코, 그리스, 아일랜드, 폴란드 등은 아직 논쟁 중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관련 사안을 결정할 방침이다.EU와 중국이 협상 중인 만큼 확정 관세 적용시에는 추가 관세율이 더 내려갈 여지도 있다. 실제로 최근 협상 과정에서 일부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돔브로브스키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블룸버그에 "중국과의 대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상호이익이 되는 해결책이 나온다면 확정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면서도 "해결책은 우리가 겪고 있는 시장 왜곡을 해결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22일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돔브로브스키 부집행위원장이 화상 회담을 열고 사실과 규칙에 근거해 이 사안을 적절히 처리하는 것에 관한 협상을 개시했다"며 "지금까지 중국과 EU는 기술적 층위에서 여러 차례 협상을 열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최종 결정까지는 아직 4개월이 남았다"며 "EU가 중국과 마주한 채 성의를 보이고 협상을 바짝 추진해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이 조속히 달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한편 유럽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의 EU 내 판매점유율은 지난 3년간 약 3%에서 20% 이상으로 상승했다.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추가 관세 부과로 중국으로부터의 전기차 수입이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