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해당 경찰서 담당부서 감찰 돌입‘성범죄 누명’ 남성 무혐의, 여성 ‘무고 혐의’ 입건동탄 경찰서장 파면 서명 운동…3만7000여명 참여윤 변호사 “전수조사 그저 제 식구 감싸기 끝날 수도” 우려동탄 여청수사팀장 “강압수사, 우리 팀 아냐” 호소
  • ▲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연합뉴스
    ▲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연합뉴스
    지난달 화성동탄경찰서에서 20대 남성을 성범죄자로 단정하고 강압수사를 벌여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동탄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 사건의 수사 과정 및 후속 조치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견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사건이 불거지자,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2일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맡아 처리한 모든 사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 무리한 수사 관행, 부적절한 언행 등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달 23일 오후 50대 여성 A씨가 화성시 소재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자기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고 112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비슷한 시각 해당 화장실을 이용한 20대 남성 B씨를 가해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B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에 들어갔다.

    B씨는 경찰관에게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자체가 없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있다”며 경찰서에 출석해야 한다고 알렸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B시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응대하고, 경찰서를 찾은 B씨에게 "떳떳하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등의 고압적 태도를 보인 게 알려지며 논란이 더 커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A씨는 지난달 27일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허위 신고를 했다고 자백했다. 이후 사건 최초 신고인인 A씨는 무고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B씨는 무혐의 결론이 난 지난달 28일 “’혐의없음’ 문자만 달랑 받고 아무런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분명 수사에 잘못된 점 있었으면 사과하겠다고 공문 올라온 걸로 아는데 별 말이 없다.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책임을 지고 관계없는 분들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B씨를 직접 만나 사과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서 게시판에는1만건 이상의 항의 글이 이어졌다. 또 한 포털 설문 플랫폼에는 동탄 경찰서장과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 서명운동을 게재한 윤용진 변호사는 “여성의 허위신고 자인으로 남성은 누명을 벗었으나 동탄 경찰서의 명백한 부당 처사에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서명운동의 취지를 밝혔다.

    윤용진 변호사는 “관련 내용을 행정안전부 장관한테 전달하며 전면 감찰 요청을 드렸고, 필요할 경우에는 다른 기관에도 보낼 예정”이라며 “경기남부경찰청이 상급서이긴 하지만, 이번 전수조사가 그저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날 가능성이 우려된다. 국민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경찰청 또는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직접 나서 객관적인 조사, 감찰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3일) 오전 기준 서명 운동에 3만7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날(1일) 해당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의 한 경감이 자신의 블로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수사를 했던 여청강력팀 대신 수사를 맡지도 않은 여청수사팀이 각종 조롱과 욕설을 받고 있다며 자신의 팀원을 상대로 한 사이버 테러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또 경찰서 홈페이지 조직도에 여청강력팀이 표기돼 있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이후 화성동탄경찰서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 조직도 확인이 가능해졌다.

  • ▲ ⓒ화성동탄경찰서 경감 강동호 블로그 갈무리
    ▲ ⓒ화성동탄경찰서 경감 강동호 블로그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