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증진위원들, 학창시절 北 강제노동 증언"北 아동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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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북한인권증진위원회(위원장 이정훈)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북한의 조직적인 아동노동 착취를 비판하고 유엔 아동권리협약 준수를 촉구했다.통일부는 12일 북한인권증진위가 전날 남북관계관리단에서 2024년도 2차 회의를 열고 북한이 1990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음에도 아직도 아동에 대한 노동착취를 조직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북한은 '사회주의헌법' 제31조, '사회주의노동법' 제15조, '아동권리보장법' 제19조 등에서 16세 미만의 아동노동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법' 등에서 아동을 노동에 동원한 자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북한은 2017년 북한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5차 보고서 심의에서도 "북한의 학생들은 중학생부터 학년마다 3주간 농장, 공장 등을 방문해 생산 노동을 경험하고, 교과 과정에 있는 생산노동 외 아동노동은 금지한다"고 밝혔다.그러나 통일부의 조사 결과, 북한 학생들은 교과과정에 따른 생산노동 이외에 방과 후 노동, 교사 등의 사적 지시에 의한 노동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북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일부 북한인권증진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학창시절에 겪었던 강제노동을 증언했다.임철 위원은 "열한 살 무렵 벼 이삭줍기, 메뚜기 잡기 등 다양한 노동에 동원됐다. 개인 또는 학급별로 할당량이 정해져 있어 오후에는 담임 선생님 통솔하에 5시간 이상 벌판을 헤매고 다녔다. 장시간 노동으로 허리, 무릎 등에 고통이 동반됐고 탈진 상태로 귀가하곤 했다. 그 외에도 당 중앙에 보낸다고 냉이, 미나리 등을 캐러 산에 자주 다녔고 겨울철에는 학교 땔감용으로 나무를 하러 다녔다"고 밝혔다.김은주 위원은 "어린 나이에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농촌 동원, 노력 동원과 같은 강제 노동이었다. 맨손으로 풀을 잡아 뜯었고 얼굴과 손을 베기 일쑤였으며, 농촌 동원 때 왕복 2시간 이상 걷고 휴식 없이 장시간 일했다"며 "부모의 신분이나 뇌물로 강제노동에서 제외되는 아이들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괴로웠다. 꽃제비 아이들은 수용소에 수감돼 강제노동은 물론 각종 전염병과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북한인권증진위는 북한의 아동노동 착취라는 비극적 상황에 주목하고 미래를 저당 잡힌 북한 어린이들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아동노동력 착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북한정권이 주도적으로 자행한다는 점"이라며 "북한이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만큼 북한 내 아동 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위원회에서는 상반기 북한인권 사업 추진 현황 및 평가와 북한인권 신규사업 발굴과 관련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