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엔지니어 보다 의사 선택""의사 수, OECD 회원국 보다 적지만 소득은 높아"
  • ▲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의대 증원에 전공의들이 잇달아 사직서를 제출하며 병원을 떠나는 상황 속 외신이 한국 의대 진학 열풍이 더욱 거세지는 점에 주목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상위권 학생들은 반도체보다 의대에 투자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한국 학생들이 공대보다 취업이 확실한 의대를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종로학원은 전체 의대 지원자 수가 2024년 9532명에서 내년 1만5851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고용 안정성과 더 높은 임금에 이끌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취업이 보장되는 최상위권의 공대 입학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정시 합격자 가운데 26%가 미등록했다. 

    반면, 서울대 의대 합격자 중에서는 등록하지 않은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등 다른 명문대 상황도 비슷했다.

    이들 학교의 71%의 학생들이 반도체 관련 학과에 입학했지만 등록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38%대비 급증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할 것을 대비해 상위권 학생들이 올해 의대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전국 의과대학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2000명 늘려 총 5058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날(19일) 오후 11시 기준 전체 55%에 달하는 6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블룸버그는 전날 한국의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고 보도했다. 

    이날도 OECD 자료를 인용해 2021년 기준 한국 개원 의사 연평균 소득이 일반 근로자의 6.8 배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과반수 이상의 국민들이 의대 증원 정책에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정부의 계획에 대해 평가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블룸버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증원 정책에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지지율이 4% 오르며 33%로 반등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앞서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 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전공의 80% 이상이 약 한 달간 파업에 참여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