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없다" vs "없지 않다"…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 갑론을박

내년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을 둘러싸고 '수도권 위기론'이 대두하자 당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당 중진 의원들은 '인재 부족'을 거론하며 수도권 위기론에 재차 불을 지핀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은 수도권 위기론이 "건강한 논쟁"이라며 불식하고자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중구 소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수도권 위기론의 원인으로 인재 부족과 정책 미비를 꼽았다.

안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사실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됐다. 또 이후 공공기관장으로 가신 분들이 많이 계셨다"며 "그러다 보니 지역마다 알려진 분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원래 수도권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힘든 지역이지만, 특히 지금은 여당에 인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7월부터 지표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조짐을 보인다. 그전에는 상저하고라고 기대됐는데, 상저하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선거는 안 그래도 책임이 있는 여당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선거가 더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저는 인재 영입과 함께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경제정책, 특히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안 의원은 덧붙였다.

수도권 위기론을 둘러싼 지도부의 비판 목소리에는 "당 지도부가 선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서 그 부분들에 대해 대책을 세우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수도권 위기론을 수차례 언급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연찬회에서 인재 부족을 재차 지적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인적자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지난해 지방선거 66곳 중 44곳에서 승리한 만큼 단체장들에게 중요 인적자원이 다 들어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당이나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스스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수도권 정서에 맞는 사람들과 정책·전략·메시지를 담아내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하자"고 촉구했다.

"수도권 위기론을 말씀드렸던 것은 당을 위한 충정,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를 보강하기 위해 드린 말씀"이라고 강조한 윤 의원은 "선거가 7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빨리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수도권은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암 덩어리' 발언과 관련해 윤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10일 한 방송에서 "국민의힘에는 큰 암 덩어리가 두세 개 있다"며 "민주당은 암을 치료하면 소생이 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한다"고 맞받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제가 특정인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 당이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정신으로 나가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극적 발언을 한 것"이라며 "정중하게 대표님 만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반면 김 대표는 이날 연찬회에서 "수도권 선거를 두고 어렵다, 아니다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고 인정하며 "수도권에서 어렵지 않았던 것이 한 번밖에 없지 않았나. 수도권 민심에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재부족 지적을 인식한 듯 김 대표는 인재 영입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전국선거를 주도하려 한다면 무엇보다 좋은 인물이 앞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 적극적으로 모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찬회에 참석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한 우려에 "언론이 만든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