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이사회서 표완수 이사장 해임안 부결상임이사 3인과 신문방송편집인협회만 찬성표방송협·기자협 '반대'‥ 신문협·언론학회는 '기권'
  • ▲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장의 해임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16일 오후 1시경 이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미디어오늘도 "예상 밖"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표 이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높았다는 이야기.

    이날 '반전'이 일어난 이유는 '중립'을 고수하던 비상임이사들이 기권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언론재단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5명 이상)가 찬성하면 안건을 통과시키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임명된 상임이사 3명과 비상임이사 1명만 찬성표를 던지면서 표 이사장은 극적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됐다.

    당초 언론재단은 해임안이 결의되면 곧장 이사장 임면권자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 이사장의 해임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상임이사 4명이 해임안에 '반기'를 들면서 표 이사장은 잔여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0월 19일 임명된 표 이사장은 오는 10월 18일 임기가 종료된다.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 불참… '기권' 처리돼

    이날 오전 11시 30분 제182차 이사회를 개최한 언론재단은 앞서 상임이사 3명(정권현 정부광고본부장, 유병철 경영본부장, 남정호 미디어본부장)이 제안한 표 이사장의 해임 안건을 논의했다.

    해임 사유로는 △현재 정부광고지표 조작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언론재단의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을 자체 조사한 결과, 보조금을 허술하게 관리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재단 이사장의 '책임론'과 '리더십 와해'가 부상했다는 점 등이 거론됐다.

    거수 방식으로 진행된 표결에서 해임안을 제안한 상임이사 3명과 비상임이사인 추승호 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연합뉴스TV 보도본부장)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KBS 사장)을 대리한 김응규 방송협회 사무총장과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한겨레 기자)은 반대표를 던졌다.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신문협회는 기권했다. 해임안 당사자인 표 이사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준웅 한국언론학회장, 표 이사장에 '자진 사퇴' 권고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준웅 한국언론학회장(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은 표결 전, 표 이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웅 학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표 이사장의 지도력이 근본적으로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사퇴를 권유했다"며 "현재 사실상 제대로 된 재단 운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 직원들을 위해 사퇴할 것을 요청했다"며 "(자진 사퇴 권유는) 개인적 생각도 있지만 학회 내 여러 의견을 수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표 이사장은 "자진 사퇴는 적절하지 않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 학회장은 "해임에 동참한다면 불명예가 될 수 있다"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동아일보 대표이사)은 대리인도 보내지 않고 이사회에 불참해 기권으로 처리됐다.

    표 이사장의 해임안이 부결되자, 상임이사 3명은 기타 안건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회의장을 빠져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1일 문체부 서울사무소로 표 이사장을 불러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경영진이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리더십 와해 상황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언론재단의 감독기관인 문체부의 장으로서 특단의 대책을 모색, 강구하고 있으며 실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