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선대위원장으로 한동훈 영입할 건가"… 토론회서 '진땀' 뺀 후보자들

국민의힘의 당대표 후보들의 첫 번째 방송토론회가 15일에 열린 가운데, '정치 현안 OX', '밸런스게임' 등의 이색코너에 이목이 집중됐다. 후보자들은 이 같은 코너에서 곤란한 질문이 주어지자 진땀을 빼기도 했다.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첫 번째 방송토론회에서 'OX로 풀어보는 정치현안'이라는 코너를 진행했다. 진행자가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면 후보자들이 각각 'O'나 'X'로 답변하는 것이다.

후보자들에게 '내가 당대표가 된다면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총선 선대위원장에 임명하겠나'라는 질문이 주어지자 안 후보 외에 모든 후보들이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한 장관은 충분히 본인의 분야에서 업적을 쌓고 그런 것들을 증명했다"며 "그쪽 분야에서 표를 모을 수 있는 후보니까 선대위원장 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천 후보는 "한 장관께서 지역구에 출마하신다고 하면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라면서도 "정치권에 넘어오신지 오래되지 않았을 한 장관을 선대위원장으로 쓰겠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당대표가 책임을 좀 떠넘기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후보 역시 "한 장관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점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라면서도 "직전 법무부장관이 선거의 총괄 관리를 담당했던 그 법무부장관이 후보로 직접 뛰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공정성 시비가 걸리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황 후보는 "한 장관이 귀한 인재인만큼 한 만큼 하게 하고 다른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김건희 여사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어야 한다'는 질문에는 황 후보만이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두 가지 상황 중 자신이 생각하기에 더 나은 한 가지 상황을 선택하는 게임인 밸런스게임도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장제원 의원 중 한 명만 구조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조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나 전 의원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만난 지 조금 더 오래됐다. 17대 국회 때 만나 정이 더 깊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김 후보를 사실상 지지 선언한 바 있다. 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로 분류되는 장 의원의 경우 김 후보와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형성해 김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한 명과 요리를 해야 한다면? 유승민과 김장하기 이준석과 연포탕 끓이기'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준석과 연포탕 끓이기"라며 "이준석 전 대표가 갖고 있는 많은 단점들이 있지만 장점들도 있다고 평가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전 재산과 대통령 둘 중 하나를 꼭 포기해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전 재산"을 택했다. 안 후보는 "저는 이미 (전 재산의) 절반 이상, 1500억원을 기부했다"며 "그래서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연구비를 문재인 정부에서 끊었을 때 제가 원자력 발전 연구비를 계속 댔던 그런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말은?'이라는 질문과 함께 'MB아바타'와 '간첩이 어디있나'라는 선택지가 주어지자 "2번 간첩이 어딨나"라고 답하며 "제가 하지 않은 말이다. 가짜뉴스다. 정말로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에게는 '윤핵관 장인과 개딸 장모 중 피하고 싶은 처갓집은 어디냐'는 질문이 주어졌다. 그는 '개딸 장모'를 택하며 "윤핵관 장인도 무서울 것 같긴 하다. 마음에 안 들면 억압하실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개딸 장모보다는 훨씬 말이 잘 통할 것 같다"며 "또 제가 윤핵관 장인께 패기 있게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황 후보는 '수사를 맡긴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중 누구에 맡기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윤 대통령'을 골랐다. 황 후보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수사 능력을 경험했다. 한 장관은 잘 알지만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