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당대표는 대선에 뜻 없는 분이 나와야"… 유승민·안철수에 '견제구'국민의힘 공부모임 '새미래' 강연… "문재인 검수완박은 가짜 검찰개혁" 혹평"국민이 원하는 건 검찰·경찰·법원 독립이 아니라, 공정한 수사와 공정한 재판"
  •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구조 정상화! 현황 및 문제점 그리고 정책방안 : 새미래포럼 창립기념 특별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구조 정상화! 현황 및 문제점 그리고 정책방안 : 새미래포럼 창립기념 특별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당내 공부모임 강연자로 나서 문재인정부가 강행한 검·경 수사권 조정,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가짜 검찰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에 연사로 초청돼 '국정 운영 과제로서의 사법 시스템 정비'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강연에서 사법개혁의 핵심은 검찰·경찰·법원 등 사법 독립이 아닌 공정한 재판과 공정한 수사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중립, 검찰의 중립, 법원의 중립을 외치다가 이제는 검찰·경찰·법원 독립을 외친다. 그러나 독립을 하면 최고인 줄 알지만, 과도한 독립 주장이 사법 적폐의 핵심"이라고 지적한 신 변호사는 "사법개혁의 사법 시스템 정비를 통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검찰의 독립, 경찰의 독립이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공정한 수사와 공정한 재판"이라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세계 법학의 추세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세계 법학의 트랜드는 사법의 독립과 함께 사법의 책임, 이 두 개의 기둥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 이뤄진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독립만 주장할 경우 사법 부패와 사법 처리 지연이 온다고 경고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 변호사는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법 신뢰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인 점을 언급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정조준해 날을 세웠다.

    "한국은 이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전제한 신 변호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5년 전 취임 이후 한 번도 쉬지 않고 사법 독립을 주장했다. 그 결과 현재 대한민국 민사 미제 사건은 3배로 늘어났고, 형사 미제 사건은 2배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이 들어서면서 극단적인 사건 처리 지연 함정에 빠졌다"며 "사법부 독립만을 과도하게 주장하지 말고 책임도 세계적 조류에 맞춰 강조해야 한다. 사건 처리 지연을 해소하고, 일각에서 있을 수 있는 부패 오점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강행된 검수완박에 따른 날 선 비판도 이어갔다. "문재인정부에서 가장 잘못한 일이 검수완박이라고 생각한다. 검수완박은 가짜 검찰개혁"이며 "문재인정부 초기 국정계획위원회 백서를 보면 사법개혁 부분에서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법무부의 탈 검찰화 이 세 가지만 말한다. 애초 사법개혁에 대해 뜻이 없었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수완박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아주 가혹한 개악이 됐다"면서 "검수완박, 이 잘못된 것을 꼭 수정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경찰에게 너무나 많은 권한이 주어졌다"고 우려했다.
  • ▲ 지난해 11월 9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 출판기념회에서 신 변호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해 11월 9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 출판기념회에서 신 변호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신 변호사는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는 소신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신 변호사는 "차기 당대표가 어떤 분이 돼야 할 것이냐는 점에서 대선주자로 나서실 분은 (이번) 당대표선거가 아니고 다음 당대표선거가 맞지 않겠느냐. 그것이 하나의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2025년에 당대표가 되셔서 1년 남짓 하시고 대권주자로 나가시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권주자였던 안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 신 변호사가 사실상 '당권 교통정리'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에 적합한 인물로 신 변호사는 "중도층의 관심을 끌어올 당대표"라고 강조하며 "이런 분이 당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을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다. 운동권 세력이 퇴조해야 우리나라와 민족에게 미래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고 믿기 때문에 운동권 세력의 약화라는 역사적 과업을 실천해 주시기 바란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과 김 의원의 관저 독대 만찬 이후 연사로 섭외됐다. 정치권에서 신 변호사의 발언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김 의원이 신 변호사를 섭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 의원은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의 '멘토'를 연사로 초청해 '윤심'(尹心)에 가장 가까운 주자 이미지 굳혀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