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7일 한남동 새 관저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尹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원전·방산 협력 기대"빈 살만 "에너지·방산·인프라에 韓과 획기적 협력 강화"MOU 26건 체결, 총 40조 규모…'제2의 중동 붐' 기대감 고조
  •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이자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고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 원전, 방산 등 분야에서 양국의 실질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나아가 양측은 국제정세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위협이 지속될 경우 함께 단호히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 새 관저 첫 손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사우디아라비아 수교 60주년을 맞아 공식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및 중동지역 정세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0시30분 전용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빈 살만 왕세자를 맞이한 곳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한남동 새 관저다. 빈 살만 왕세자는 새 관저를 방문한 첫 해외 국빈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에 이어 3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대통령실은 "양국관계의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尹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 '네옴시티'에 韓 기업 참여 희망"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 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평가하며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모하메드 왕세자의 주도하에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양국 간 신성장분야에 대한 투자협력, 네옴(NEOM)과 같은 메가 프로젝트 참여, 방위산업 협력, 수소와 같은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교류·관광 활성화 분야의 협력을 한층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네옴시티'는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 연안에 ▲170km에 달하는 직선도시 '더 라인(The Line)' ▲해상산업단지 '옥사곤(Oxagon)'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Trojena)' 등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예고돼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수교 이래 한국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특히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세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전 2030'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 산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우리나라는 비전 2030 8대 중점 협력국 중 하나로 2017년부터 한-사우디 비전 2030위원회(장관급)를 운영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분야에서 ▲수소에너지 개발 ▲탄소 포집기술 ▲소형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을 희망했으며, 방산분야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빈 살만 "北 비핵화 위한 尹정부 의지 지지… 함께 대응"

    양측은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협력사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략파트너십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한-사우디아라비아 비전2030위원회를 중심으로 에너지협력, 투자협력, 방산협력, 문화교류, 인적교류, 관광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또 회담의 성과로 일일 최대 1만7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며 약 9조원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 구축사업인 '에쓰오일'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투자 결정을 확정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간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계기로 ▲S-oil 2단계 프로젝트 관련 국내 건설사와 계약 건을 포함해 ▲네옴 신도시 철도협력 등 스마트시티, 수소, 화학, 농업, 제약 등 분야에서 양측 정부·기관·기업 간에 협력 양해각서(MOU)가 총 26건 체결됐다.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은 이번에 한국기업들과 맺은 투자계약 규모가 총 300억 달러, 약 4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와 중동지역 정세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실은 "빈 살만 왕세자는 북한의 위협 억제와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한국에 대한 사우디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윤석열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행위를 강력규탄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尹·빈 살만·韓기업총수 오찬… '제2의 중동 붐' 기대감 고조

    윤 대통령은 회담에 이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오찬을 진행했다. 오찬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우리나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했다.

    특히 네옴시티 건설 수주를 위해 총수들이 일정까지 바꿔가며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만큼, 재계에서는 한국기업들의 대규모 수주와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