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재 '희망살림', 네이버에 후원금 40억 받고 39억 성남FC 지급"법적 문제 없다" 판단한 담당 관계자, 이후 문재인정부 비서실로 이직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겸 성남FC 구단주였던 당시, 서울시 소재 비영리단체의 성남FC 후원금 지급을 두고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서울시 법률담당관이 이후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비영리단체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네이버로부터 후원금 40억원을 받았고, 이 중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비로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의 후원금이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FC로 들어간 이후 네이버는 제2사옥인 '1784' 건축을 성남시로부터 허가받았다. 

    같은 당 김웅 의원 역시 "네이버가 희망살림을 이용해서 뇌물을 줬다고 말하면 누가 반박하겠느냐"며 "희망살림은 뇌물 퀵 배송업체이고, 네이버 제2사옥의 초석은 뇌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필요하다면 감사도 하겠다"고 말했다.
  •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청와대 전경. ⓒ강민석 기자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청와대 전경. ⓒ강민석 기자
    서울시 비영리단체, 성남FC에 후원금 지급… 시 "문제없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2017년 서울시 복지본부는 희망살림를 대상으로 성남FC 후원금 지급 관련 서면 및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2018년 3월 발표된 점검 결과는 "법적 문제가 없다"였다. 당시 법적 검토를 맡은 서울시 법률지원담당관은 "희망살림의 광고비 집행이 법인 목적범위를 벗어나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률지원담당관은 법무법인 다산의 서상범 대표변호사로 알려졌다. 2015년 2월 서울시에서 법무담당관으로 근무를 시작, 2017년 6월부터 법률지원담당관으로 활동했다. 

    문제는 서 변호사가 희망살림의 후원금을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4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8년 7월, 문재인정부 청와대 법무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이다. 

    "희망살림 문제 없다" 법률담당관, 文정부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직

    서 변호사는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거쳐 2021년 4월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자리까지 올랐으며, 문재인정권이 끝난 지난 5월까지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 변호사는 "당시 서울시 다양한 부서에서 기부 관련 법률 조언 요청이 수없이 많았는데 희망살림도 그 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당 내용을 직접 자문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희망살림'은 2012년 설립 허가를 받은 서울시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저소득 채무자 구제와 취약계층 금융복지를 주 업무로 활동한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18년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등으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