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A국장, 아태협·경기도 개최 필리핀 국제행사에 2019년 7월 24~26일 참석北 최고위 리종혁 인터뷰했지만, 별도 취재팀이 진행… A국장 행방은 불투명출장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아… KBS "특성상 구두보고로 한다" 이해 못할 해명인터뷰 이후 아태협에 '대북 코인' 1000만원 전달… 2021년 코인 20만개 받아
  • ▲ 지난 6일 JTBC가 아태협이 발행한 북한 관련 코인에 남북교류행사에 참석한 공영방송사 간부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지난 6일 JTBC가 아태협이 발행한 북한 관련 코인에 남북교류행사에 참석한 공영방송사 간부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지원용으로 의심되는 '대북 코인(APP427)' 20만개를 1000만원에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진 KBS 간부급 인사가 201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 남북교류행사에서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하고도 출장결과보고서를 KBS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코인 거래' A국장, 필리핀서 북측 인사 접촉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KBS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 A국장은 2019년 7월 24~26일 민간 대북교류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경기도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동 개최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KBS 남북교류협력단 팀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당시 KBS는 북한 최고위 인사인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는 2019년 7월 25일 KBS '뉴스9'를 통해 방영됐다.

    이후 A국장은 2019년 10월 1000만원을 대북 코인 발행 단체인 아태협의 B회장에게 전달했고, 지난해 7월 차용대금 명목으로 코인 20만개를 지급받았다.

    "남북교류협력사업, 구두 보고로 진행… 문서도 없어"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아태협의 대북 사업과 쌍방울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와 아태협이 주최한 행사에서 KBS 간부가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인터뷰를 하고, 대북 코인을 지급 받은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A국장의 코인 거래와 KBS의 인터뷰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리종혁 부위원장과의 인터뷰에 앞서 통일부에 사전 신고한 서류 일체와, A국장이 회사에 낸 취재·출장계획서, 출장결과보고서 등을 제출해 줄 것을 KBS에 요구했더니, KBS는 '남북교류협력단은 취재·보도 기능이 없기 때문에 취재계획서는 없고, 출장결과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구두 보고 형태로 이뤄진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KBS에 따르면 남북교류협력사업의 경우 특수성을 띄고 있어 별도로 문서로 남기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다만 KBS는 '2019년 필리핀 마닐라 행사는 팀장(A국장) 1명이 참관해 (북측 인사와 만난 것과 관련) 사후 접촉 신고를 했고, 당시 팀장이 올린 출장기안문은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공영방송사가 출장 보고서 생략? 납득 안 돼"


    KBS는 리 부위원장과의 인터뷰 경위를 묻는 김 의원의 공식 질의에 "2019년 7월 25일 필리핀 마닐라 현지에서 KBS 취재진이 단독인터뷰를 추진했고, 성사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취재계획을 올렸다"며 A국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7일 KBS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의철 KBS 사장은 A국장의 코인 거래와, 리 부위원장 인터뷰 기사의 연관성을 묻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두 사안은 시간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며 "인터뷰 때 별도의 취재팀이 파견돼 해당 간부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이 낸 수신료로 방송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공영방송사인 KBS는 사업, 예산, 지출 등 모두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국민에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KBS는 그 흔한 출장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며 "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이길래 출장기록 마저 남지기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 남북교류협력단은 계속 운영 중인 만큼 제도 개선과 추진 내용을 국민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PD·연구원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KBS 남북교류협력단은 사장 직속 기관으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설치됐다. 2016년 해체됐다가 2018년 부활했다. 주로 남북협력 프로그램 제작이나, 남북 방송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