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제우스1호 통해 나노스 CB 매입… VIP에 1억씩 투자하게 해2017년 북한 민경련과 희토류 합의서… 주가 8000원으로 급등, 현재는 폭락'수사기밀' 이모 변호사, 특수통 B변호사, 이화영 측근, 박삼구 회장 등 거론
  • ▲ 검찰. ⓒ정상윤 기자
    ▲ 검찰. ⓒ정상윤 기자
    쌍방울그룹으로부터 4억원가량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의원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이 이 전 의원 외에도 법조계 및 경제계 인사들이 '대북 수혜주'로 꼽히는 쌍방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는 2017년 2월 주식 6000만 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CB) 3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 CB는 쌍방울과 광림에서 사갔는데, 두 회사는 3월 ‘제우스1호투자조합’에 150억원어치(3000만 주)의 CB를 되팔았다. 제우스1호는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다.

    김 전 회장은 법조계와 경제계 인사들에게 자신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는 제우스1호 조합원으로 참여할 기회를 줬다. 조합원으로 참여할 경우 1억원 상당의 주식 2만 주를 살 수 있게 해 줬고, 조합원 중 주요 인사들의 경우 별도의 ‘VIP 명단’으로 구분해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VIP 명단에는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조합원 중에는 법조계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모 변호사를 포함해 특수통 검찰 출신의 B변호사 등도 포함됐다.

    이 전 의원의 보좌진 출신이자 측근인 A씨도 제우스1호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A씨를 통해 차명으로 참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A씨는 쌍방울 측에 1억원을 다 내지 않고, 계약금 약 700만원만 납부한 뒤 조합원 자격을 얻는 특혜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2019년 6월부터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 등재돼 9000여 만원을 급여로 수령했으며, 이 전 의원과 함께 쌍방울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나노스, 이화영 부지사 시절 대북 수혜주… 檢, 수상한 조합원 구성에 추가 수사 강조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조합원 상당수가 차명보유 등으로 나노스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나노스 실소유주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도 착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나승철 변호사는 제우스1호 조합원은 아니었지만, 지난해까지 나노스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검찰은 나노스가 '대북 테마주'로 꼽혀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노스는 2019년 1월 사업목적에 ‘광산 개발업’ ‘해외자원 개발업’을 신설한 뒤 대북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 전 의원은 김 전 회장과 함께 2019년 1월, 5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선양을 방문했다. 

    이 전 의원은 2017년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측과 희토류 등 북한 광물을 대상으로 한 사업권을 나노스가 갖는 내용의 합의서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노스와 민경련이 사업협약을 맺은 뒤 나노스의 주식은 8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2000원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조합원들 가운데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 경우는 아직 없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27일 열린 이 전 의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도 제우스1호의 수상한 조합원 구성을 언급하며 추가 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