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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미군 기지촌 성매매 여성에, 정부가 300만~700만원씩 배상하라"

대법원 2부, 성매매 여성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29일 확정"국가가 성매매 정당화·방조"… 70년 만에 국가 배상책임 인정

입력 2022-09-29 15:58 수정 2022-09-29 16:14

▲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의 국가배상소송 상고심 선고 판결 기자회견에서 원고인 김 모씨가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1950년대부터 주한미군부대 인근에 조성된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해온 여성들에게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대법원이 최종 판단했다.

29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는 미군부대 인근 기지촌 여성 이모 씨 등 95명이 정부를 상대로 기지촌의 조성·관리·운영, 성매매 정당화·조장 등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정부는 1950년대부터 미군 위안시설을 지정하고 위안부를 집결시켜 이들을 대상으로 성병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등 기지촌의 형성 및 운영에 관여해왔다. 또 공무원으로 하여금 기지촌 여성들을 대상으로 영어회화 등 교육을 실시하고 기지촌 여성들을 애국자로 지칭하면서 노후 보장 등의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이후까지도 기지촌 환경개선사업은 시행됐고, 여러 지자체 등에서 미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서비스 개선 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문을 시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가 1977년 8월19일 이전에는 법적 근거 없이 '토벌' 내지 '컨택'의 방식으로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을 격리수용해 페니실린 치료를 하고, 1977년 8월19일 이후에는 성병 환자을 대상으로 한 격리수용치료의 근거가 마련됐으나 의사의 진단 없이 같은 방식으로 격리수용치료를 했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토벌'은 보건소와 경찰이 주도하는 단속이고, '컨택'은 성병이 걸린 미군이 자신과 성매매한 상대 여성을 지목하는 행위를 뜻한다. '컨택'으로 지목된 여성은 강제로 격리조치됐다.

1심 "성병 감염자 강제격리 조치 위법"… 2심 "성매매 정당화·조장도 인정"

1심은 성병 감염자들을 격리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이 마련되기 전 격리수용됐던 57명에게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각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기지촌 조성·관리·운영 및 성매매 정당화·조장을 폭넓게 인정해 이씨 등 모두에게 "각 300만~7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격리수용됐던 인원에게는 위자료를 증액했다.

대법원은 그러면서 "국가가 준수해야 할 준칙과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해 원고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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