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겨냥 "하나마나 한 양비론… 어려울 땐 해외로 철수"尹 공개비판한 유승민엔 "내부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
  •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날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과 그 동조 언론들의 정권 흔들기로 우리 당은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포문을 연 김 의원은 "민주당의 저급한 융단폭격에 맞서야 할 우리 당의 몇몇 지도자급 인사들이 당의 위기상황을 마치 남의 일인 양 방관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이미지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불리하다 싶으면 상대 진영과의 논쟁을 회피해버리고, 하나마나 한 양비론적 평론을 펼치다가 당이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을 때 해외로 철수해버린다면 그것은 동지로서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 논란으로 인해 국민의힘이 내홍에 휩싸였던 지난 7월 말~8월 초 여름휴가차 미국으로 출국한 안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안 의원이 당내 현안이나 논란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또 "상대 진영의 터무니없는 가짜 조작방송에 현혹돼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자당의 대통령과 당을 공격하며 '내부총질'을 한다면, 그것 또한 동지로서의 처신이 아니다"라며 "사실 확인이 되지도 않은 민주당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도 정도(正道)는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 대통령실의 해명을 두고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다.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공개저격했다.

    다음날인 26일에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관련 "미 통화 스와프는 말도 못 꺼냈다"며 무능외교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으로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 인사인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선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 당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샌님' 같은 이미지정치, 그때그때 간을 보다가 여야 논쟁이 치열해지면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한 정치', 내부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을 현재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맞설 '강한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엔 지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석열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저들에 맞서, 맨 앞에 나서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