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 사령관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포함 미군 병력 투입 결정하는 것은 미국”브루스 베넷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중 공군 전력 투입 가능성 커…대만서 가장 가까워”브루스 클링너 “한국, 대만 유사시 돕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방위공약 줄이자 말 나올 것”
  • ▲ 2016년 9월 오산 미공군기지 모습. OA-10 워호그, F-16 파이팅 팰콘, F-15K 슬램이글 등이 서 있는 활주로 위를 B-1B 전략폭격기가 비행하고 있다. ⓒ주한미공군 제공
    ▲ 2016년 9월 오산 미공군기지 모습. OA-10 워호그, F-16 파이팅 팰콘, F-15K 슬램이글 등이 서 있는 활주로 위를 B-1B 전략폭격기가 비행하고 있다. ⓒ주한미공군 제공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정례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말한 날이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는 “대만 유사시 한국이 돕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줄이자’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 “대만 유사 시 주한미군 투입 가능”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 병력을 포함해 어떤 미군 병력을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점이 자신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이 말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 병력 중 일부를 중국의 대만 침공 사태에 투입하더라도 한미동맹은 북한에 대한 억지를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옵션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19일 워싱턴 D.C. 소재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반도와 주한미군 임무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서 “이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의 투입 가능성을 밝힌 것이라고 분석됐다”고 전했다. 따라서 전·현직 주한미군 사령관이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병력 투입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는 게 방송의 설명이다.

    美전문가들 “주한미군 공군 동원 가능성 높아…미국, 北도발에도 동시대응 가능”

    방송은 미국 안보전문가들의 의견도 소개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 병력 가운데 공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일본 가데나와 한국 오산에 있는 미 공군 병력이 미 본토의 어떠한 공군보다 대만에 가깝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오산 또는 군산에 있는 미 공군을 대만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처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북한이 이를 이용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동시에 북한이 도발을 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美국무부 “개방된 인도·태평양 유지 위해 한국과 정례적으로 논의”

    한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이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동원이 가능하다”고 말한 날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국이 대만 방어를 돕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맺고 있으며 이 동맹은 인도·태평양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대만을 지지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대만과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며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그렇게 우리는 한국, 그리고 역내 다른 동맹국과 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는 데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으며 우리는 이 부분을 정례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이를 두고 “한국이 대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역할을 기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韓, 대만 유사시 돕지 않으면 미국서 韓방어공약 줄이자는 말 나올 것”

    그렇다면 대만 유사시 한국이 돕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방송은 이에 대한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소개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대만을 강력히 지지하는 호주, 일본에 비해 한국은 대만 비상사태 가능성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또는 주일미군 일부를 보내려고 하는데 한국은 북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유사시 한국이 국제적인 군사작전지원이나 중국에 대한 비판·제재에 있어 느리게 움직이면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미국 내에서 한국이 다른 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들을 방어하지 않으려 한다며 한국에 대한 방어공약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