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취임한 이재명, 권성동 예방…종부세‧예산안 '신경전'李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權 "민주당과 재정철학 달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취임한 가운데, 이 대표가 현재 여당의 수뇌부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는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 간 날선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새로 취임한 이 대표가 상견례 차원에서 권 원내대표를 찾아간 것이지만,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윤석열정부 예산안' 등 여야가 서로 대립하고 있는 쟁점들이 언급된 만큼 여야의 두 수장이 신경전을 펼친 것이다.

    이재명 접견한 권성동…"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권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맞이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며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 말씀처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를 해야 한다"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간 공통 공약이 많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양당의 노력이 가속화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잘 아시다시피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 아닌가. 169석이라는 아주 거대한 의석 갖고 있는데 민주당 협조 없이는 법안이든 예산이든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 대표로 취임하셨고 민생과 경제, 민심을 강조하고 계시니 앞으로 국회 운영도 순조롭게 풀리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정치의 요체는 역시 주권자인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명하는 바,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대로 수행하는 충직한 일꾼으로 자리 잡아야 민생도 개선되고 국가의 미래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며 "여야 간 공통 공약 추진기구 등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내실 있게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아울러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겠지만 필요한 조정은 자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선의의 경쟁, 잘하는 경쟁의 정치를 하자"고 당부했다.

    權 "종부세 관심을" vs 李 "과도한 욕심 말라"

    상견례 차원에서 예방한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종부세와 윤석열정부 예산안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 사이의 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가 먼저 "이 대표의 말씀을 들으니 앞으로 국회가 국민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지 않고 견제와 경쟁 속에서도 협력과 상생이 이뤄지겠다는 기대감이 들게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겠다고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지금 그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그 부분도 관심 갖고 들여봐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선 당에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또 그렇다고 권 원내대표께서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진 마시고 적절한 선에서 처리되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이 대표의 발언을 들은 권 원내대표는 웃음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반지하방의 참혹한 현장을 보시고 주거환경 개선에 대해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예산안에서 서민용 영구임대주택 예산이 5조6000억원이나 삭감됐다. 그러면 그분들이 갈 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이나 골목상권에 큰 예산이 들지 않는 지역화폐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며 "(반면) 초대기업이나 슈퍼리치 감세를 13조원인가 16조원 한다던데 그러지 말고 서민 지원 예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우리의 재정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앞으로 정부를 불러서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자"고 말했지만, 이 대표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라면서요"라고 받아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그렇다"며 "민주당 식으로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고 효과 있는 것인지, 또 우리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방식대로 하는 것이 국민에게 결과적으로 도움 되는 것인지 앞으로도 치열한 토론과 논쟁이 필요한 과제"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권성동에 "형수님께 안부 전해달라"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의 신경전 이후 약 13분 동안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는 공통 공약 추진에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양당이 공통 공약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같이 추진해 보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공통 공약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며 "김석기 사무총장께서 재외동포청을 얘기했고, 민주당 쪽에서는 노인기초연금을 말했다. 두 개의 사례를 들어서 얘기했고 이 이상 진전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는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가 중앙대 선후배와 법대 특대 장학생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고시 공부를 같이 했던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또 박 대변인은 "권 원내대표가 마지막에 '이 대표가 의원 배지가 아닌 민주당 배지를 달았다. 민주당 배지 보니 역시 당 대표답다'라고 얘기를 했다"며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에 '형수님께 안부를 전해달라'라고 인사하며 환담이 끝났다"고 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도 이날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아까 이 대표를 만났을 때 예산과 현안 관련해 신경전 분위기도 읽혔는데 여야 관계가 잘 풀릴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께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법안이나 예산 부분에 있어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