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19일 법원에 자필 탄원서 제출…尹 '신군부'에 비유李 "절대자가 이 사태 주도…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져야"朱 "독재자 된 거 같다"… 金 "상상이 지나치면 망상이 돼"이준석 탄원서 공개되자…"與, 셀프 유출하고 셀프 격앙"
  •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가 23일 공개돼 정치권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탄원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절대자가 이 사태를 주도했다"고 비난했다.

    이준석 "절대자가 이 사태를 주도"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A4 4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수석부장 황정수)에 지난 19일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탄원서에서 "절대자가 이 사태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절대자'로 지칭하며 현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윤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해 가처분 신청 인용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군부는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만든 사조직인 하나회를 중심으로 1979년 12월12일 이른바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제5공화국을 세운 군부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포함됐다.

    이 전 대표는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윤리위원회 징계절차 및 경찰 수사 정리, 대통령 특사 중재 등을 제안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맥락상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이들로부터 회유 제안을 받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며칠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주체들에게서 듣고 있다"며 "저는 저에게 징계 절차나 수사 절차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우 모멸적이고 부당하다는 생각에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과 기득권 주류에게 정치적 압박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여당을 만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에 비견될 것"이라며 "재판부가 당내 민주주의 확립의 관점에서 고심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호영‧김기현' 실명 거론…朱 "李, 독재자된 듯"

    이 전 대표의 탄원서에서는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매사에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주도한 당내 권력 쟁탈 시도가 사법부의 판단으로 바로 잡힌다고 하더라도 면을 상하지 않도록 절대자가 그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주 위원장과 김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주 위원장은 23일 여의도에서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진 뒤 이 전 대표의 탄원서와 관련해서 "이 전 대표가 독재자가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주 위원장은 "본인 생각으로 전부 재단하는데 언론이 가처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대답이었다"며 "당 법률지원단 검토 보고에 비춰보니까 (비대위 전환) 절차 하자가 없다, 기각으로 믿는다는 것인데 이게 무슨 법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냐"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은 정말 위험하다. 모든 상황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근거 없는 확신을 창의적으로 발동시켜 천동설을 믿었던 적이 있다"며 "상상은 자유이지만, 그 상상이 지나치면 망상이 되어 자신을 파괴한다는 교훈을 되새겨 봤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셀프 유출 후에 셀프 격앙. 중간에는 셀프 쿨척"

    한편 이 전 대표는 탄원서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도 넘었다, 격앙' 기사 내려고 법원에 낸 자필 편지를 유출하고 셀프 격앙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자신의 자필 탄원서를 공개한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셀프 유출 후에 셀프 격앙. 중간에는 셀프 쿨척"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사건 기록은 채무자 측 대리인이 열람 가능하고 그거 캡처해서 본인들이 유출한 것 아닌 것처럼 PDF 하나 만들고 언론인들에게 돌리고 있는데, PDF에는 Metadata라는 것이 있다. 까보니까 10시 59분 49초에 누군가가 MacOS에서 PDF 뽑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람용'이라고 뒤에 나오는 것 보면 확실하다. 그리고 위 아래에 누가 열람했는지는 이미지 크롭해서 잘라냈다"며 "19일에 제출한 편지 22일에 송달받고 23일에 언론에 보도"했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탄원서를 채무자인 국민의힘이 열람해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하여간 자기들이 '열람용'까지 찍힌 거를 셀프 유출해놓고는 셀프 격앙까지 하는 걸 보니 가처분 결과에 부담이 많이 가는가 보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주호영 '이준석, 독재자가 된 것 같다'"는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이준석이 독재자가 된 거 같다'라는 멘트가 누구에게 공감을 사기 위한 멘트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부터 일련의 과정이 조율돼 있었나 보다"라며 "1단계에서 이미 열람용인게 밝혀졌다. 오늘의 작전계획서 다시 수정해서 작전 수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